정년 · 계속고용
Retirement Age & Continued Employment
정년이란?
- 법정 정년은 60세 이상
- 쟁점은 정년 이후 계속고용 설계로 이동
- 재고용 기준을 정해 공개해야 분쟁이 준다
정년은 근로자의 의사나 회사의 평가와 무관하게 정해진 날짜가 오면 근로관계를 끝내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정년퇴직에는 해고예고도, 서면 통지도,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따라붙지 않습니다. 다만 이 효력은 취업규칙에 정년 조항이 살아 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실무에서 다툼이 터지는 지점은 연령이 아니라 정년 도달일의 정의입니다. 만 60세 생일 당일인지, 생일이 속한 달의 말일인지, 그 해 12월 31일인지에 따라 퇴직일이 최대 열 달 넘게 벌어지고, 규정이 비어 있으면 근로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될 여지가 커집니다.
계속고용은 크게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정년 후 재고용 세 갈래로 나뉘고, 국내 기업이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은 촉탁 계약직 재고용입니다. 재고용은 기존 근로관계를 끊고 새 계약을 맺는 것이므로 퇴직금과 연차를 정산하고 임금·근로시간·직무를 다시 설계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법이 열어둔 여지가 있습니다. 55세 이상 고령자는 기간제 2년 제한의 예외여서 2년을 넘겨 계약해도 무기계약 전환 의무가 생기지 않고, 65세 이후 새로 고용된 사람에게는 고용보험 실업급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같은 지원 제도도 설계 단계에서 함께 따져보는 편이 좋습니다.
계속고용을 임금피크제와 묶을 때는 두 유형을 구분해야 합니다. 정년을 늘리면서 임금을 조정하는 정년연장형과, 정년은 그대로 둔 채 임금만 깎는 정년유지형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대법원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해 도입 목적의 타당성, 삭감 폭, 삭감에 상응하는 업무량·강도의 완화 조치 여부를 따져 합리적 이유가 없으면 연령차별로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임금만 내리고 일은 그대로 시키는 설계가 가장 위험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재고용 여부가 전적으로 회사 재량이라는 생각입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재고용 조항이 있거나 정년 도달자를 사실상 전원 촉탁으로 돌려온 관행이 몇 해 쌓이면 재고용에 대한 갱신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고, 이때 특정인만 배제하면 해고 다툼과 같은 양상으로 번집니다. 두 번째는 서류입니다. 재고용하면서 4대보험 상실·취득 신고와 퇴직금 정산을 건너뛰면 근속이 끊기지 않은 것으로 보아 몇 년 뒤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소급해 물어내는 일이 생깁니다. 정년일이 지났는데 통보 없이 계속 출근시킨 경우도 근로관계가 이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정년 도달 예정자 명단은 최소 3개월 전부터 관리해야 합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이보다 낮게 정한 경우 60세로 정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기권 자동차 부품 제조사 A사는 임직원 320명, 연 매출 900억 원 규모입니다. 3년 안에 만 60세 정년에 도달하는 인원이 47명이고 그중 29명이 생산기술직이라, 인사팀은 '누구를 남길지'보다 어떤 기준으로 남길지를 먼저 세워야 했습니다. (가상 예시)
- 인사팀장이 취업규칙을 열어보니 '정년은 만 60세로 한다'는 한 줄뿐이어서, 정년 도달일을 생일이 속한 달의 말일로 못 박고 과반수 동의를 받아 개정했습니다.
- 생산본부장은 '설비 이력 아는 11명이 한꺼번에 빠지면 라인 두 개는 못 돌립니다'라며, 대체 인력 양성에 18개월이 걸린다는 자료를 회의에 들고 왔습니다.
- 노무담당 과장이 촉탁 재고용안을 만들어 1년 단위 계약, 주 32시간, 직전 연봉의 70% 수준으로 잡고 직무는 검사와 후배 교육 중심으로 다시 짰습니다.
- 재고용 기준을 직무 필요성·최근 2년 징계 이력·건강검진 결과 세 가지로 정해 정년 6개월 전에 사내 공지하고, 탈락자에게는 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 첫해 대상자 16명 중 13명을 재고용해 예상했던 라인 정지 없이 넘겼고, 신규 채용·교육 비용 약 1억 2천만 원을 아끼면서 재고용자 3명분 계속고용장려금도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