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B · DC · IRP
Defined Benefit / Defined Contribution /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퇴직연금 DB이란?
- 사외 적립으로 수급권을 보호하는 제도
- DB는 회사가, DC는 근로자가 운용 결과를 진다
- 도입·변경에 근로자대표 동의 절차가 필요
제도를 고르는 순간 회사 장부에서 달라지는 것은 퇴직급여 부채의 성격입니다. DB를 유지하면 약속한 급여 수준을 맞추기 위해 적립금 운용 성과가 나쁠 때 회사가 추가로 돈을 넣어야 하고, 퇴직자가 몰리는 해에는 현금이 한꺼번에 빠집니다. DC로 바꾸면 부담금을 납입한 시점에 그해 몫의 채무가 정리되어 연간 인건비 예측이 단순해지지만, 운용 손익은 근로자 계좌에 그대로 남습니다. 유형 선택은 수익률 경쟁이 아니라 위험을 누구에게 둘지 정하는 일이며, 그 판단의 출발점은 임금체계와 정년 구조입니다.
운영 규칙도 서로 다릅니다. DC는 가입자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매년 1회 이상 정해진 날까지 납입해야 하고, 기일을 넘기면 지연일수에 따라 연 10%,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DB는 기준책임준비금 대비 최소적립비율을 채웠는지 정기적으로 검증받고, 미달하면 금융기관이 근로자대표에게 통지해 사업주가 해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중도인출에서도 갈립니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6개월 이상 요양 같은 법정 사유에 한해 인출이 열려 있는 쪽은 DC이고, DB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IRP는 퇴직급여가 지나가는 통로이자 개인이 노후 자금을 더 쌓는 계좌입니다. 퇴직급여는 원칙적으로 IRP 계정으로 이전되며, 55세 이후 퇴직하거나 급여액이 소액인 경우 등 예외가 규정돼 있습니다. 재직 중에도 추가 납입이 가능하고 연금저축을 합쳐 연 900만 원 한도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회사가 별도 복리후생비를 쓰지 않고도 직원에게 권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다만 중도 해지하면 공제받은 세액을 다시 내야 하므로, 목돈 쓸 일이 가까운 직원에게는 이 점을 함께 알려야 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DC로 바꾸면 회사 부담이 끝난다'는 생각입니다. 임금인상률이 운용수익률보다 높은 연공형 임금체계에서는 DC 전환이 근로자에게 불리해질 수 있어 불이익 변경에 준하는 동의 절차가 필요하고, 설명 없이 서명만 받아둔 동의서는 몇 년 뒤 효력 다툼으로 돌아옵니다. 반대로 DB를 그대로 둔 채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면 퇴직 직전 평균임금이 낮아져 퇴직급여가 깎이는데, 아무 조치 없이 정년을 맞은 직원의 항의는 결국 인사팀이 감당하게 됩니다. 세부 요건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법령과 금융기관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의 사외 적립을 통해 수급권을 보호하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됐고, 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개인형퇴직연금 등의 유형이 규정돼 있습니다.
경기 남부에서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는 임직원 210명, 연 매출 480억 원 규모입니다. 창사 이래 전원 확정급여형(DB)으로 운영해왔는데, 평균 근속이 11년을 넘긴 데다 2년 뒤 임금피크제 도입이 예정되면서 퇴직급여 부담이 한 시기에 몰릴 상황이 됐습니다. (가상 예시)
- 인사팀장이 적립 현황을 열어보니 DB 적립비율이 82%에 그쳤고 5년 내 정년 도달자가 34명이라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CFO는 '어느 해에 현금이 얼마나 빠지는지부터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 노무사와 함께 돌린 시뮬레이션에서, 2년 뒤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 근속 20년 차 생산직의 퇴직급여가 1인당 약 1,400만 원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설명회에서 40대 후반 조합원이 '원금 까먹으면 누가 책임지냐'고 따지자, 인사팀장은 임금피크 진입 예정자만 DC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선택제로 두는 절충안을 제시했습니다.
- 노조위원장과 세 차례 교섭한 끝에 전환일 이전 근속분은 DB 기준으로 정산해 IRP로 옮기기로 하고, 조합원 과반 동의서를 받아 퇴직연금규약을 변경했습니다.
- 전환 6개월 뒤 임직원 210명 중 128명(61%)이 DC를 선택했고, DB 적립비율은 82%에서 100%로 올라갔으며 연간 퇴직급여 부담금 예측 오차가 ±3% 이내로 좁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