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체계 · 직무급과 연공급
Compensation System (Job-based vs. Seniority-based Pay)
보상 체계란?
- 연공급·직무급·직능급·성과급의 조합
- 각 요소가 유도하는 행동이 다르다
- 개편은 기술이 아니라 합의와 법적 절차의 문제
보상 체계가 실제로 바꾸는 것은 임금 인상률 표가 아니라 사람의 이동 경로입니다. 연공급에서는 어려운 자리로 옮기든 편한 자리에 남든 다음 달 통장이 같으니, 힘든 보직은 서로 미루고 근속만 채우면 된다는 계산이 섭니다. 직무급으로 옮기면 자리를 옮기는 순간 임금이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배치, 승진, 경력직 채용 단가가 하나의 표 위에서 설명됩니다. 대신 같은 자리에 오래 있으면 임금이 멈춘다는 뜻이기도 해서, 임금표를 고칠 때는 경력 경로도 같이 손봐야 합니다.
실무에서 고르는 것은 연공급이냐 직무급이냐가 아니라 둘의 비중입니다. 기본급을 직무 등급으로 깔고 등급마다 오르내릴 수 있는 폭(밴드)을 두는 설계가 흔한데, 밴드 하한과 상한의 차이를 20~30%로 잡으면 같은 등급 안에서도 숙련과 평가에 따라 격차가 생깁니다. 밴드 폭이 좁을수록 직무급 색채가 강해지고, 넓을수록 사실상 직능급에 가까워집니다. 직능급은 사람의 숙련에 값을 매기는 방식이라, 자격·연차 요건만 걸어 두고 재평가를 하지 않으면 몇 해 안에 연공급으로 되돌아갑니다.
개편의 난이도는 설계보다 절차에 있습니다. 고정수당이 기본급보다 커진 회사라면 첫 작업은 수당 정리인데, 이때 통상임금 산입 범위가 바뀌어 연장근로수당과 퇴직금 산정액까지 연쇄로 움직입니다. 임금이 줄어드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생기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해 근로자 과반 또는 과반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고, 동의 없이 시행한 임금표는 분쟁에서 효력을 다투게 됩니다. 관련 법령과 행정해석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고용노동부 안내와 노무 전문가 자문을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직무 평가 없이 직군별로 임금표만 나눠 놓고 직무급이라 부르는 경우로, 등급 근거를 설명하지 못하면 결국 연차 순으로 등급이 매겨집니다. 다른 하나는 기존 직원 보전 수당을 영구화하는 경우입니다. 같은 일을 하는 신입과 기존자의 임금이 몇 년째 벌어진 채 굳으면, 새 체계는 신규 입사자에게만 적용되는 반쪽짜리로 남고 회사 안에 임금 이중 구조가 생깁니다. 보전은 하되 기간과 소멸 방식을 처음부터 못 박아야 합니다.
직무의 가치를 평가해 임금을 정하는 직무급은 20세기 초 직무 평가 기법의 발전과 함께 서구에서 확산됐고, 국내에서는 고도성장기에 연공급이 자리 잡은 뒤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의 이야기입니다. 임직원 240명, 연매출 900억 원대인데 생산직은 31호봉 호봉제, 사무·기술직은 연봉제로 따로 굴러갑니다. 경력 7년차 설계 엔지니어를 뽑으려 했지만 내부 10년차 연봉이 시장가보다 낮아 3개월째 채용이 무산되자, 대표가 인사팀에 6개월 내 개편안을 요구했습니다. (가상 예시)
- 인사팀장이 최근 3년 급여대장을 뜯어 기본급 48%, 고정수당 31%, 상여 21% 구조임을 확인하고 우리 임금의 80%가 무슨 일을 하느냐와 무관하게 나간다고 보고했습니다.
- 직무분석 TF가 46개 직무를 12개 직무군으로 묶고 난이도·책임·대체 가능성 3축으로 평가해 5등급표를 만들자, 생산반장들이 '우리 반이 왜 3등급이냐'며 이의를 냈습니다.
- 시뮬레이션 결과 240명 중 37명이 새 등급의 상한을 이미 넘어서 있어, 이들에게는 차액을 조정수당으로 3년간 체감 지급하고 신규 입사자부터 새 표를 전면 적용하기로 정리했습니다.
- 노사협의회 설명회를 세 차례 열고 노무사 검토를 거쳐 근로자 과반 동의를 받았는데, 생산직 대표가 '깎이지 않는다는 걸 문서로 달라'고 해 보전 조항을 부속합의서에 넣었습니다.
- 시행 1년 뒤 설계 엔지니어 4명을 경력 채용했고 평균 채용 소요일이 87일에서 41일로 줄었으며, 고정수당 비중은 31%에서 12%로 내려가 통상임금 분쟁 소지도 정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