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
Collective Agreement
단체협약이란?
- 서면 체결과 서명·날인이 요건
- 근로조건 부분은 취업규칙·근로계약보다 우선
- 유효기간과 이행 관리가 실무의 핵심
단체협약에 서명하면 회사 규칙이 하나 늘어나는 게 아니라, 기존 규칙의 일부가 그 자리에서 죽습니다. 협약 기준에 못 미치는 취업규칙·근로계약 조항은 무효가 되고 그 빈칸을 협약 문구가 대신 채웁니다. 그래서 체결 직후에 할 일은 자축이 아니라 취업규칙·인사규정·급여시스템의 일괄 재정비입니다. 수당 지급률 한 줄이 바뀌면 통상임금 산정식, 퇴직금, 연장근로 단가가 연쇄로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문안을 확정하기 전에 인건비 시뮬레이션을 먼저 돌리는 순서가 맞습니다.
기간과 적용 범위에는 숫자가 걸려 있습니다. 유효기간 상한은 2021년 개정으로 2년에서 3년으로 늘었고,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상한을 넘겨 정하면 3년으로 봅니다. 만료 뒤 새 협약이 없으면 종전 협약이 3개월간 효력을 이어가고, 자동연장 조항을 둔 경우에는 어느 쪽이든 6개월 전에 서면으로 해지를 통고해야 끊어집니다. 대상도 조합원에 그치지 않아서, 한 사업장의 동종 근로자 반수 이상에게 적용되면 나머지 비조합원에게도 확장 적용됩니다.
조항의 성격도 갈라 봐야 합니다. 임금·근로시간·정년처럼 근로조건을 정한 규범적 부분은 협약이 끝나도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지만, 조합 사무실 제공이나 노사협의 절차 같은 채무적 부분은 협약이 실효되면 같이 사라집니다. 평화의무도 여기서 나옵니다. 유효기간 중에 이미 합의한 사항을 다시 걸고 쟁의행위에 들어가면 정당성을 잃습니다. 위법한 협약은 행정관청이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을 명할 수 있고,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현장에서 가장 비싼 오해는 "일단 넣고 나중에 고치자"입니다. 협약은 상대가 동의하지 않으면 한 글자도 못 고치고 최대 3년을 그대로 끌고 갑니다. 정리해고나 전환배치에 '노조 동의'를 적어두면 물량이 반토막 나도 라인을 못 건드리고,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같은 조항은 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반대로 "만료되면 다 없어진다"는 생각도 위험합니다. 채무적 부분만 사라질 뿐 임금·정년 같은 규범적 부분은 근로계약 내용으로 살아남기 때문에, 해지 통고 한 번으로 조건이 원상복구되지 않습니다. 세부 요건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법령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단체협약의 서면 작성과 서명·날인,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의 규범적 효력, 유효기간의 상한과 만료 후의 효력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는 임직원 420명 중 조합원이 250명인 제조업체입니다. 2022년 7월에 체결한 단체협약이 2025년 6월 말로 3년 만기를 맞는데, 직전 교섭에서 파업을 막으려고 넣은 '정리해고 및 전환배치 시 노조 동의' 조항 때문에 수주가 30% 빠진 2라인 인력을 8개월째 손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가상 예시)
- 인사팀장이 현행 협약 47개 조항을 표로 만들어 이행 여부를 색으로 칠했더니 9개 조항이 3년 내내 지켜지지 않은 상태였고, 그중 6개가 교육·복지 예산 집행 관련이었습니다.
- 자문 노무사가 자동연장 조항을 짚으며 "12월 31일까지 서면 해지 통고를 못 보내면 같은 조건으로 1년 더 갑니다"라고 못 박아, 담당자가 그날을 교섭 일정표 맨 위에 박아 넣었습니다.
- 노조위원장과의 사전 미팅에서 '동의'를 '90일 사전 협의'로 바꾸자고 꺼내자 "그건 우리보고 무장해제하란 말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고, 회사는 전환배치자 교육비 전액 부담과 6개월 임금 보전을 맞바꿈 카드로 내놨습니다.
- 경영진 회의에서 재무팀이 노조 요구안을 전부 수용할 경우 연 인건비가 11억 원, 총액 대비 3.8% 늘고 3년 누적 33억 원이라는 숫자를 올리자, 대표가 "이건 1년이 아니라 3년짜리 서명"이라며 임금 인상률과 조항 존치를 분리해 협상하도록 지시했습니다.
- 5차 교섭에서 타결되어 조항은 47개에서 43개로 줄었고, 미이행 조항은 9건에서 1건으로, 2라인 재배치에 걸리던 기간은 4개월에서 6주로 단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