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어다운 · 제품 역분석
Teardown
티어다운이란?
- 경쟁 제품·고객 흐름을 단계별로 해부
- 보이는 선택마다 '왜?'를 묻는다
- 공개된 경험만 관찰, 그대로 베끼지 않기
티어다운은 원래 제조업 용어입니다. 경쟁사 제품을 사서 나사 하나까지 풀어 놓고 부품 수, 재료, 조립 방식, 원가를 비교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방식이 B2B 마케팅과 SaaS 업계로 넘어오면서 대상이 고객이 거치는 경험 전체로 바뀌었습니다. 경쟁사 광고를 클릭한 순간부터 랜딩페이지, 자료 신청 양식, 자동 발송 이메일, 영업 담당자의 첫 연락까지를 직접 겪으며 화면과 문구를 단계별로 기록합니다.
경쟁사 분석이나 벤치마킹과는 초점이 다릅니다. 경쟁사 분석이 시장에서의 위치와 강약점을 넓게 본다면, 티어다운은 한 제품이나 한 흐름을 좁고 깊게 파고듭니다. '양식에서 왜 회사 규모를 묻는가', '두 번째 이메일은 왜 사흘 뒤에 오는가'처럼 보이는 선택 하나하나의 의도를 묻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과물은 보통 단계별 화면 캡처 옆에 관찰한 사실, 추정한 의도,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나란히 적은 표 한 장입니다.
실제로 해 보면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볼 경쟁사와 흐름을 하나로 좁히고, 회사 이메일로 정직하게 신청하며 모든 화면과 메일을 날짜와 함께 캡처합니다. 다음으로 단계마다 '고객이 여기서 무엇을 느끼게 하려는가'를 한 줄로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흐름을 같은 표에 나란히 놓고 빠진 단계와 늦은 단계를 표시합니다. 경쟁사 3곳을 이렇게 비교하는 데 보통 2~3주면 충분하고, 이 표가 그대로 퍼널 개선 회의의 안건이 됩니다.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티어다운은 공개된 경험을 관찰하는 일이지 코드나 내부 시스템을 뜯는 일이 아닙니다. 경쟁사 앱을 디컴파일하거나 신분을 속이고 영업 상담을 받는 것은 약관·법·평판 문제를 부를 수 있습니다. 둘째, 관찰한 것을 그대로 옮기면 실패합니다. 경쟁사의 설계는 그들의 고객과 영업 구조에 맞춘 것이라, 우리 고객 데이터로 다시 검증한 뒤에 가져와야 합니다. 최근에는 AI 브라우저 에이전트에 단계별 화면 기록을 맡겨 준비 시간을 크게 줄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미국 자동차 업계가 일본 경쟁 차량을 부품 단위로 분해해 원가와 설계를 비교하던 관행에서 널리 퍼진 말입니다. 2010년대 이후 전자제품 분해 리뷰와 SaaS 업계의 '그로스 티어다운' 글이 유행하며 마케팅 분석 방법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95명 규모의 산업용 IoT 센서 기업 A사는 웹사이트 자료 신청이 월 120건을 넘는데도, 영업 상담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4%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시장의 경쟁사 B사는 상담 전환율이 두 배 이상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 마케팅팀 조 과장은 경쟁 3사의 자료 신청 과정을 직접 거쳐 보기로 하고, 회사 이메일과 실명으로 신청하며 화면과 이메일을 단계별로 캡처했습니다.
- 3주간 모은 화면 46장을 표로 정리하자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B사는 신청 직후 '귀사 설비 규모에 맞는 도입 사례'를 묻는 질문 하나를 더 받고 있었습니다.
- B사의 두 번째 이메일은 자료 요약이 아니라 신청자가 답한 설비 규모에 맞춘 사례 한 건이었고, 영업 담당자의 연락은 그 이메일을 연 다음 날에 왔습니다.
- 조 과장은 이를 그대로 베끼지 않고 자사 고객 데이터로 확인해, 설비 규모보다 '도입 예정 시기'가 상담 전환과 더 강하게 연결된다는 점을 찾아냈습니다.
- 신청 양식에 도입 시기 질문을 넣고 시기별로 다른 후속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자료 신청에서 상담으로 넘어가는 비율이 4%에서 9%로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