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ROI · MROI
Return on Investment / Marketing Return on Investment
마케팅 ROI이란?
- 마케팅 비용 대비 성과 측정
- '어디에 더 쓸지' 예산 배분 근거
- 장기 브랜드 효과는 함께 봐야
마케팅 ROI를 붙이기 시작하면 마케팅 회의에서 오가는 말이 먼저 바뀝니다. '이번 전시회 반응이 좋았습니다'라는 보고가 '부스와 인력에 4,800만 원, 유효 상담 62건, 그중 수주 3건 2억 1천만 원'이라는 문장으로 바뀝니다. 숫자로 말하는 순간 마케팅은 영업·재무와 같은 테이블에서 논쟁할 자격을 얻습니다. 예산 시즌에 깎이는 쪽이 아니라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쪽에 설 수 있게 되는 것이 실질적인 변화입니다.
계산 기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ROAS는 광고비 대비 매출이지만 ROI는 이익 기준입니다. 매출 1억 원에 공헌이익률이 30%면 이익은 3,000만 원이고, 마케팅비 1,000만 원을 썼다면 (3,000−1,000)÷1,000, 즉 200%입니다. 매출로 나누면 실제보다 서너 배 부풀려진 숫자가 나옵니다. 수주까지 1년 넘게 걸리는 B2B라면 창출된 파이프라인 금액을 비용으로 나눈 '파이프라인 ROI'를 선행 지표로 함께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기간을 맞추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첫 접촉에서 수주까지 6~18개월이 걸리는 시장에서 1분기 마케팅비와 1분기 매출을 나누면, 서로 상관없는 두 시기를 억지로 붙여 놓은 셈이 됩니다. 같은 분기끼리 나눈 ROI는 거의 언제나 거짓말을 합니다. 비용 집행 시점이 아니라 상담이 시작된 시점으로 코호트를 묶어 그 집단이 12개월 뒤 무엇을 만들었는지 따라가야 숫자가 의미를 갖습니다.
가장 흔한 사고는 ROI 높은 채널로 예산을 몰아주는 일입니다. 브랜드 검색 광고나 리타게팅은 ROI가 800%씩 찍히지만, 이미 우리를 아는 사람을 수확하는 채널일 뿐입니다. 반대로 콘텐츠·웨비나·전시회처럼 첫 접점을 만드는 활동은 ROI가 낮게 나옵니다. 여기를 잘라내면 당장 두 분기는 숫자가 좋아지고, 반년 뒤 수확할 것이 사라집니다. ROI는 채널 순위표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진단표입니다. 낮다는 이유로 채널을 없애기 전에, 그 채널이 만든 첫 접점이 다른 채널 성과에 얼마나 실려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재무의 투자수익률(ROI) 개념을 마케팅에 적용한 것으로, 디지털 측정 도구의 발전과 함께 예산 최적화의 핵심 지표가 됐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센서와 제어기기를 만드는 A사는 임직원 180명, 연매출 620억 원 규모입니다. 연 4억 원의 마케팅 예산 중 2억 6천만 원이 전시회 세 번에 들어갔지만, 어느 채널이 수주로 이어졌는지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마케팅팀 3명이 6개월에 걸쳐 채널별 ROI를 붙여 보기로 했습니다.
- 마케팅팀장이 CRM에서 최근 24개월 수주 148건을 뽑아 '첫 접점' 항목을 채웠습니다. 47건이 공란이라 담당 영업사원에게 전화해 "이 고객 처음 어디서 만나셨습니까"를 일일이 물었습니다.
- 재무팀과 앉아 제품군별 공헌이익률을 맞췄습니다. 22%에서 41%까지 편차가 커서, 매출이 아니라 제품군별 공헌이익으로 성과를 환산하기로 기준을 바꿨습니다.
- 계산해 보니 전시회 ROI 60%, 기술 웨비나 340%, 대리점 공동 DM 20%로 갈렸습니다. "전시회를 접자"는 말이 나오자 영업본부장이 "신규 거래처 첫 접점의 절반이 전시회다"라고 제동을 걸었습니다.
- 그래서 전시회를 3회에서 2회로 줄이고 절감한 8,600만 원을 웨비나와 기술자료 제작에 옮겼습니다. 대신 수요 창출 채널은 수주 ROI 대신 파이프라인 ROI로 따로 평가하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 12개월 뒤 유효 파이프라인이 34억에서 51억 원으로 늘고, 마케팅 기여 수주의 ROI는 110%에서 190%로 올랐습니다. 대표가 다음 해 예산을 4억에서 5억 2천만 원으로 승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