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실주 분석
Win-Loss Analysis
수주란?
- 이긴·진 거래를 되짚어 학습
- 가능하면 고객에게 직접 이유 청취
- 패턴을 플레이북에 반영
수주·실주 분석이 실제로 바꾸는 것은 '진 이유'의 출처입니다. 많은 회사에서 실주 사유는 영업담당자가 CRM에 남긴 한 줄, 대개 '가격 경쟁력 부족'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같은 거래를 고객에게 직접 물으면 납기 대응이 불안했다, 레퍼런스가 우리 업종에 없었다, 제안 막바지까지 결정권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답이 먼저 나옵니다. 이 활동의 핵심은 기록을 늘리는 게 아니라, 담당자의 해석과 고객의 진술 사이에 벌어진 간극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실주는 반드시 두 갈래로 나눠 봐야 합니다. 경쟁사에 넘어간 경쟁 실주와, 고객이 아무것도 사지 않은 무결정(No Decision) 실주입니다. 무결정 비중이 높다면 제품이나 가격이 아니라 고객 내부의 예산 명분과 결재 동력을 못 만든 것이므로 처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터뷰는 결과 통보 후 2~4주 안에, 담당 영업사원이 아닌 제3자(영업기획·마케팅·외부 리서치)가 해야 답이 솔직해집니다. 분기당 8~12건이면 패턴이 보이고, 이 중 3분의 1은 이긴 거래를 넣어야 '왜 이겼는지'를 재현할 수 있습니다. 진행 중 거래를 다루는 주간 파이프라인 리뷰와 달리, 이 분석은 끝난 거래만 다룬다는 점도 구분해 두는 게 좋습니다.
가장 흔한 사고는 실주 분석을 문책 자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분석 결과가 인사평가나 인센티브 회수와 연결되는 순간, 영업팀의 실주 사유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가격'으로 통일됩니다. 그때부터 회사는 잘못된 데이터를 근거로 할인 정책만 손보다가 마진을 깎고도 같은 이유로 또 집니다. 반대로 분석은 열심히 해놓고 제안서 양식·플레이북·제품 로드맵에 한 줄도 반영하지 않으면, 분기마다 같은 보고서를 새로 쓰는 행사로 끝납니다.
영업·전략 분야에서 거래 결과를 체계적으로 복기하는 방법으로 발전했으며, 데이터 기반 영업의 확산과 함께 강조됐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산업용 계측장비를 공급하는 A사(임직원 180명, 연매출 약 420억 원)는 3개 분기 연속 수주율이 28%에서 19%까지 떨어졌습니다. CRM에 적힌 실주 사유는 74%가 '가격'이었는데, 정작 단가를 12% 깎아준 거래에서도 졌습니다. 대표가 "가격이 진짜 이유가 맞는지부터 확인하자"고 지시하면서 6개월짜리 승패 분석이 시작됐습니다.
- 영업기획팀 김 과장이 최근 2개 분기 종결 거래 61건을 뽑아 실주 38건·수주 23건으로 나누고, 계약금액 5천만 원 이상인 24건을 인터뷰 대상으로 추렸습니다.
- 인터뷰는 담당 영업사원을 빼고 마케팅팀 박 차장이 결과 통보 2주 안에 전화로 진행했습니다. "영업 말고 제품 개선하려고 여쭙는 겁니다"라고 운을 떼자 24건 중 17건이 응했습니다.
- 답을 모아보니 가격을 1순위로 꼽은 고객은 17건 중 4건뿐이었고, 9건은 "설치 후 교정 주기 대응이 불안했다", 4건은 예산 보류로 아무 데도 안 산 무결정 실주였습니다.
- 영업본부장이 제안서 표준 목차에 '설치·교정 SLA 1페이지'를 넣고, 동종업계 레퍼런스 3곳의 교정 이력을 자료화해 영업 9명에게 2시간 교육을 돌렸습니다.
- 이긴 거래 8건도 같이 뜯어보니 6건이 구매팀이 아닌 품질보증팀장을 먼저 만난 건이어서, 초기 접촉 대상을 품질 라인으로 바꾸는 규칙을 플레이북에 넣었습니다.
- 이후 2개 분기에 수주율은 19%에서 27%로 올라갔고, '교정 대응' 사유 실주는 9건에서 2건으로, 평균 할인율은 12%에서 7%로 낮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