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하도급 리스크
Fair Trade and Subcontracting Compliance
공정거래란?
- 서면·대금기일·부당감액이 3대 쟁점
- 구두 착수 관행이 가장 흔한 위험
- 위반은 과징금과 입찰 제한으로 이어진다
공정거래·하도급 리스크를 교육한다는 것은 결국 영업 담당자의 재량 범위를 다시 긋는 일입니다. 고객사 구매팀장이 "일단 시작하시죠, 서류는 다음 주에 드릴게요"라고 할 때 이걸 호의로 받을지 위험 신호로 볼지가 갈립니다. 이 기준이 들어오면 판단 근거가 고객 만족에서 서면과 기일로 옮겨갑니다. 착수 전에 무엇을 받아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협의이고 어디부터가 일방적 통보인지를 영업 담당자가 스스로 구분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의 목표입니다.
적용 범위부터 갈립니다. 하도급법은 제조위탁·수리위탁·건설위탁·용역위탁에 적용되고, 단순 물품 매매나 임대차는 대상이 아니어서 이때는 공정거래법의 거래상 지위 남용 조항이 작동합니다. 서면은 수급사업자가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교부해야 하고, 하도급대금은 목적물 수령일부터 60일 이내 지급이 원칙이며 이를 넘기면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부당한 단가 결정, 부당 감액, 부당 반품, 기술자료 요구는 각각 별개 조항으로 금지됩니다.
원사업자가 누구인지도 흔히 오해합니다. 대기업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라도 거래 상대보다 연간 매출액이 크면 원사업자가 됩니다. 대기업 앞에서는 '을'인 회사가 2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갑'이 되는 구조가 제조업에서는 오히려 일반적입니다. 제재도 과징금에서 끝나지 않고 벌점이 쌓이면 공공 입찰 참가 제한 요청까지 이어지므로, 공공 물량 비중이 큰 회사는 수주 기반 자체가 흔들립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상대도 동의했으니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부당 감액이나 단가 인하는 수급사업자가 서명한 합의서가 있어도 위법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합의가 자발적이었고 정당한 대가가 있었음을 원사업자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업 담당자가 좋은 뜻으로 남긴 "이번만 5% 조정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신저 한 줄이 그대로 조사 자료가 되고, 기술자료 유용이나 신고에 대한 보복은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 책임이 따릅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근거입니다. 하도급법은 1984년 제정되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힘의 불균형을 규율해 왔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자동화 설비를 만드는 A사는 임직원 140명, 연매출 420억 원 규모입니다. 대기업 B사의 1차 협력사이면서, 동시에 가공·도장 업체 12곳에 외주를 주는 원사업자이기도 합니다. 수주가 몰린 분기에 영업팀이 구두로 먼저 작업을 돌리는 관행이 굳어져, 3개월간 발주서 없이 진행된 건이 17건까지 쌓였습니다.
- 영업본부장이 진행 건을 전수 점검해 보니 17건 중 11건은 발주서 자체가 없었고, 한 협력사 대표는 "전화로 듣고 자재부터 3천만 원어치 샀다"고 털어놨습니다.
- 법무 담당자가 하도급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착수 전 서면 교부와 수령일 기준 60일 내 지급, 이 두 가지를 영업 결재 화면의 필수 항목으로 박아 넣었습니다.
- 구매팀장이 협력사 12곳과 단가표를 다시 맞추면서, 작년에 구두로 통보했던 3% 인하분 1,400만 원을 소급 정산하고 조정 사유를 문서로 남겼습니다.
- 영업 담당 7명을 모아 2시간 워크숍을 열고, "이번만 조금 조정 부탁드립니다" 같은 메신저 문구가 왜 심결에서 증거로 쓰였는지 실제 사건 두 건으로 짚었습니다.
- 6개월 뒤 서면 미교부는 17건에서 0건이 됐고, 대금 지급 평균 일수는 74일에서 41일로 줄었으며 B사 협력사 평가의 동반성장 항목이 B등급에서 A등급으로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