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 ISO 9001
Quality Management &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9001
품질경영이란?
- 검사가 아니라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체계
- ISO 9001은 요구사항을 정한 국제 표준
- 인증용 문서와 실제 업무가 갈리면 부담만 는다
품질경영을 도입한다는 것은 조직이 던지는 질문을 바꾸는 일입니다. 불량이 나왔을 때 '누가 실수했는가'를 묻던 회사가 '어느 공정이 이 불량을 통과시켰는가'를 묻기 시작합니다. 질문이 바뀌면 대응도 바뀝니다. 작업자 재교육과 검사 인원 증원 대신 지그, 설비 조건, 작업표준서의 허용 범위를 손보게 되고 책임의 위치가 사람에서 공정으로 옮겨갑니다. 그래서 품질경영이 자리 잡기 시작한 회사에서는 오히려 불량 보고 건수가 늘어나는 시기가 옵니다. 숨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보고 건수가 일시적으로 치솟는 국면을 경영진이 견뎌내느냐가 첫 고비입니다.
ISO 9001 인증은 제품 인증이 아닙니다. KC나 CE가 제품이 기준에 맞는지를 보는 반면, ISO 9001은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관리되고 있는지를 봅니다. 인증서 어디에도 제품 품질이 우수하다는 뜻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운영 방식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최초 인증 이후 매년 사후심사를 받고 3년마다 갱신심사를 치르며, 2015년 개정판부터는 품질매뉴얼 작성 의무가 사라진 대신 리스크 기반 사고가 요구사항으로 들어왔습니다. 문서를 몇 권 만들었는지보다 어떤 위험을 예상하고 무엇을 준비했는지를 묻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간 것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흔들리는 지점은 '수정'과 '시정조치'의 구분입니다. 불량품을 재작업하거나 교체해 다시 보내는 것은 수정이고, 그 불량이 왜 나왔는지 원인을 찾아 절차와 설비 기준을 바꾸는 것이 시정조치입니다. 부적합 보고서의 조치란에 '재작업 완료'만 적혀 있다면 그 회사의 품질경영시스템은 사실상 멈춰 있는 것입니다. 경영검토도 마찬가지여서, 연 1회 이상 열더라도 지표를 보고 예산과 인력 배치를 실제로 바꾸는 자리가 아니면 회의록 한 장만 남습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인증서를 액자에 넣는 데서 끝나는 경우입니다. 심사 2주 전에 문서를 몰아 만들고 평소에는 엑셀과 메신저로 일하는 이중 운영이 굳어지면, 현장은 품질팀을 '서류 받으러 오는 부서'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더 위험한 오해는 부적합 보고서를 인사 평가나 징계 근거로 쓰는 일입니다. 한 번이라도 징계로 이어지면 다음 불량부터는 보고가 올라오지 않습니다. 기록이 사라지니 원인 분석도 불가능해지고, 결국 고객사 클레임으로 터진 뒤에야 알게 됩니다. 부적합 기록은 처벌 자료가 아니라 개선 자료라는 선을 경영진이 먼저 못 박아야 체계가 굴러갑니다.
데밍과 주란 등의 통계적 품질관리와 전사적 품질경영(TQM) 논의를 배경으로, 국제표준화기구가 품질경영시스템 표준인 ISO 9001을 제정해 프로세스 접근과 지속적 개선을 요구사항으로 체계화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2차 협력사 A사는 임직원 140명, 연매출 380억 원 규모입니다. ISO 9001 인증은 8년째 유지하고 있었지만 고객사 클레임이 월 평균 7건, 클레임 처리와 특별 선별에 들어가는 비용이 연 2억 4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대표는 "인증서는 있는데 품질은 왜 그대로냐"는 고객사 구매팀장의 말을 듣고 6개월 개선 과제를 걸었습니다. (가상 예시)
- 품질보증팀장이 최근 1년 클레임 84건을 공정별로 다시 분류하자 62%가 조립 3라인 압입 공정 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작업자 문제가 아니라 지그 마모 문제로 보입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 생산본부장이 압입 공정 작업표준서를 다시 쓰게 했습니다. '적절히 압입한다'고만 적혀 있던 문구를 하중 4.8~5.2kN, 유지 3초로 수치화하고 지그 교체 주기를 5만 타에서 3만 타로 당겼습니다.
- 부적합 보고서 양식에서 재작업 여부만 적던 칸을 없애고 근본원인과 재발방지책 칸을 넣었습니다. 대표가 월례회의에서 "'재작업 완료'라고만 쓴 보고서는 전부 반려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 사내 내부심사원 4명을 양성해 분기마다 다른 라인을 교차 심사하게 했습니다. 첫 분기에만 지적 23건이 나왔고, 그중 19건을 3개월 안에 종결 처리했습니다.
- 6개월 뒤 월 클레임은 7건에서 2.4건으로, 클레임 처리비용은 연 2억 4천만 원에서 9천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갱신심사에서는 중부적합 0건을 받았고, 고객사 정기 평가 등급도 B에서 A로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