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간 · 시용계약
Probation Period
수습기간이란?
- 수습과 시용은 법적 성격이 다르다
- 본채용 거부에도 합리적 이유가 필요
- 기준 고지·중간 피드백·평가 기록이 절차의 핵심
이 구분이 실제로 바꾸는 것은 기간이 끝나는 날의 성격입니다. 수습은 이미 채용이 확정된 사람을 가르치는 기간이라 종료일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시용은 종료일 자체가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 시점입니다. 그래서 입사 첫날 계약서에 어떤 단어를 써 두었는지가 석 달 뒤 회사가 "평가 결과 본채용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갈라놓습니다. 계약서에 유보 표현이 없으면 회사는 처음부터 정규 채용을 한 것으로 취급되고, 종료 통보는 통상의 해고로 다뤄집니다.
실무에서 걸리는 조건은 대개 숫자로 나타납니다. 최저임금 감액은 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은 경우 수습 시작 후 3개월 이내에서 10% 범위로만 가능하고 단순노무 종사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해고예고는 계속 근로 3개월 미만이면 빠지지만, 이는 예고 의무가 없다는 뜻일 뿐 해고 자체가 정당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본채용 거부 역시 서면 통지 대상이어서 구체적인 거부 사유를 적은 서면 없이 구두나 메신저로 알리면 내용과 무관하게 효력이 흔들립니다. 다만 법령과 판례는 바뀔 수 있으니 적용 전 노무 전문가 확인을 권합니다.
인접 제도와 섞이면 설계가 통째로 무너집니다. 기간제 계약은 기간 만료로 관계가 자동 종료되지만, 시용은 기간이 끝나도 근로관계가 이어지는 것이 원칙이라 회사가 거부 의사를 밝혀야 끊어집니다. 채용연계형 인턴도 실질이 적격성 심사라면 시용 법리를 적용받습니다. "3개월 기간제로 써 보고 괜찮으면 정규직"이라는 구두 약속이 대표적인데, 반복 갱신과 정규직 전환 관행이 쌓이면 형식은 기간제, 실질은 시용으로 판단되기 쉽습니다. 수습 연장도 계약서에 근거와 상한이 없으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수습이니까 석 달 안에는 언제든 정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평가표 한 장 없이 "팀 분위기와 안 맞는다"고 통보했다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으면 복직과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을 함께 부담하고, 이미 채운 자리까지 다시 흔들립니다. 반대로 평가는 촘촘히 했는데 중간 피드백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면 개선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뒤집힙니다. 다툼이 시작되면 노동위원회가 던지는 첫 질문은 대개 평가 항목을 입사 시점에 서면으로 알렸는가입니다.
근로계약 체결 후 일정 기간 적격성을 확인하는 관행에서 비롯됐으며, 국내에서는 수습과 시용의 법적 성격을 구분하고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기준을 판례가 형성해 왔습니다.
수도권에서 식자재 유통을 하는 A사의 사례입니다. 임직원 140명, 연매출 480억 원 규모인데 창고·배송직 이직이 잦아 한 해 32명을 채용하고 그중 7명이 수습 3개월을 채우지 못합니다. 지난해 수습 종료 통보를 받은 2명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고, 그중 한 건은 서면 통지가 없었다는 이유로 회사가 졌습니다. (가상 예시)
- 경영지원팀장이 최근 2년 치 근로계약서 96부를 뽑아 보니 모두 '수습 3개월' 한 줄뿐이었고, 자문 노무사는 "이건 시용이 아니라 그냥 정규 채용"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 계약서를 시용 조항으로 고쳐 기간 3개월과 평가 항목 5개(출고 정확도·안전수칙·근태·협업·차량 관리)를 넣고, 입사 당일 평가 기준 고지 확인서에 서명을 받도록 바꿨습니다.
- 6주 차 중간 면담을 의무화해 현장 팀장이 A4 한 장짜리 기록을 남기게 했습니다. "출고 오류가 주 3건인데 2건 이하로 줄여야 합니다"처럼 숫자로 적으라는 게 인사팀 요청이었습니다.
- 종료 2주 전에는 현장 팀장과 HR 담당자가 각각 평가하고 점수 차가 20점 이상 벌어지면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조정 회의를 열어, 한쪽 감정으로 결론이 나지 않게 막았습니다.
- 본채용을 거부할 때는 평가 결과와 구체 사실을 적은 서면을 종료 10일 전에 전달했고, 1년 뒤 구제신청은 2건에서 0건으로, 수습 중도 이탈은 7명에서 3명으로 줄었습니다. 본채용 거부 4건은 모두 이의 없이 마무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