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 전문가 · SME
Subject Matter Expert
현업 전문가란?
- 특정 분야 깊은 지식의 현업 전문가
- 교육 콘텐츠의 핵심 원천
-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개
SME를 지정한다는 건 교육 개발에서 '내용의 최종 책임자'를 문서로 못 박는 일입니다. SME가 없으면 교육팀이 여기저기서 주워 모은 자료로 교안을 만들고, 나중에 현장에서 '요즘은 그렇게 안 합니다'라는 말이 나와도 누구 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습니다. 반대로 SME가 정해지면 검수 사인이 붙은 내용만 교육에 나가고, 1년 뒤 개정할 때 연락할 사람이 남습니다.
실무에서 SME는 세 갈래로 쓰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지식을 내놓는 원천형, 교안 초안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검수형, 직접 강단에 서는 강사형입니다. 세 역할을 한 사람이 다 감당하는 경우는 드물고 요구 공수도 다릅니다. 완성 교육 1시간을 기준으로 인터뷰 2~3시간, 검수 2회전, 합쳐서 8~10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선정 기준도 '가장 성과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해당 업무 5년 이상, 최근 2년 내 직접 수행, 자기 일을 말로 풀 수 있는 사람 쪽이 맞습니다. 학습목표와 순서를 정하는 건 어디까지나 교수설계자의 몫이고, SME가 책임지는 건 '이 내용이 현장에서 맞는가'입니다.
가장 흔한 사고는 부서장 추천으로 SME를 차출해 놓고 시간을 빼주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러면 SME는 자기 폴더에 있던 PPT 한 개를 던져주고 끝내고, 교육팀은 그걸로 교안을 쓰다 결국 3주를 날립니다. 검수 단계에서 SME가 처음 등장해 초안을 통째로 뒤엎는 일도 잦은데, 이건 SME를 늦게 붙인 설계자의 잘못입니다. 강사 자동 등판도 위험합니다. 경력 20년 베테랑이 90분 강의에서 40분을 무용담으로 채우는 장면은 실제로 나옵니다. 강사로 세울 거면 TT 1~2일과 시연 리허설을 별도로 잡아야 합니다.
교육공학·교수설계 실무에서 '내용 전문가'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콘텐츠 개발 협업 구조 속에서 정립됐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1,200명 규모의 기계부품 제조 A사는 설비보전팀 베테랑 7명이 3년 안에 정년을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장 유형별 대처법이 전부 개인 수첩과 머릿속에 있어, 신입이 야간 고장에 투입되면 매번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깨웠습니다. 교육팀은 6개월짜리 사내 표준 교안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 교육팀 김 과장은 보전팀장에게 SME 3명을 요청하면서 '주 2시간을 6개월간 업무시간으로 인정해 달라'는 조항을 공문에 넣었고, 공장장 결재까지 받아 차출 근거를 만들었습니다.
- 첫 인터뷰에서 30년차 이 반장은 '그냥 소리 들으면 압니다'라고만 답했습니다. 교수설계자가 실제 고장 이력 12건을 출력해 가서 '이때는 왜 베어링부터 보셨어요?'라고 되물으며 판단 근거를 문장으로 끌어냈습니다.
- 끌어낸 노하우를 고장 증상 24개와 점검 순서 체크리스트로 재편했고, 이 반장은 2차 검수에서 '이 순서대로 하면 손 다칩니다'라며 안전 조치 4개를 직접 끼워 넣었습니다.
- SME 3명 중 설명이 가장 안정적이던 박 직장만 강사로 세우기로 하고, 2일 TT와 90분 시연 리허설 2회를 거쳤습니다. 나머지 2명은 5분짜리 영상 인터뷰 클립으로만 참여시켰습니다.
- 6개월 뒤 신입 8명이 야간에 단독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항목이 5개에서 19개로 늘었고, 선배 호출은 월평균 23건에서 7건으로 줄었습니다. 교안은 지금도 반기 1회 SME 검수로 개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