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모델링
Competency Modeling
역량모델링이란?
- 고성과자의 지식·기술·태도 정의
- 채용·평가·교육의 공통 기준
- '무엇이 성과를 만드는지' 규명
역량모델이 자리 잡으면 교육 기획 회의의 대화가 먼저 바뀝니다. '올해는 어떤 과정을 돌릴까요'로 시작하던 논의가 '영업직무 3번 역량에서 2단계에 머문 인원이 26명 중 몇 명인가'로 옮겨갑니다. 현업 팀장이 '김 대리가 열심히는 하는데 뭔가 부족하다'고 말할 때 그 '뭔가'를 행동 수준으로 짚어낼 수 있게 되는 것, 그래서 교육 담당자가 강사 섭외 창구가 아니라 기준을 관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실제로 달라지는 지점입니다.
현장에서 쓰는 모델은 대개 3층 구조입니다. 전 직원에게 적용하는 공통역량, 팀장 이상에 적용하는 리더십역량, 영업·개발·생산처럼 직무군별로 나뉘는 직무역량입니다. 한 직무당 역량은 8~12개를 넘기지 않는 편이 관리됩니다. 각 역량은 다시 3~5단계 행동지표로 쪼개는데, '전략적으로 사고한다' 같은 문장은 지표가 아닙니다. '분기 사업계획에 경쟁사 변수를 2개 이상 반영해 대안 시나리오를 제시한다'처럼 제3자가 봤을 때 했는지 안 했는지 판정이 되어야 합니다.
직무기술서(JD)와의 경계도 분명히 해두는 게 좋습니다. JD는 '무엇을 하는가(과업과 책임)'를 적고, 역량모델은 '잘하는 사람은 그 과업을 어떻게 하는가(행동)'를 적습니다. 재료도 다릅니다. JD는 업무 목록에서 나오지만 역량모델은 우리 회사 고성과자 6~10명의 행동사건면접(BEI)과 향후 2~3년 사업전략에서 나옵니다. 제품군이나 고객 구조가 바뀌면 지표는 금방 낡으므로 2~3년 주기 점검이 필요합니다.
가장 흔한 사고는 외부 역량사전을 그대로 복사해 붙이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 고성과자를 한 명도 인터뷰하지 않은 모델은 현업이 '이거 누가 정했냐'고 묻는 순간 권위를 잃고, 이후 어떤 교육을 붙여도 '위에서 내려온 숙제'가 됩니다. 욕심을 내 역량을 20개 넘게 늘어놓는 것도 위험합니다. 평가 시즌에 팀장이 지표를 다 읽지 못하고 인상 점수를 매기면, 정교하게 만든 모델이 오히려 평가 불신의 근거가 됩니다. 만들어놓고 채용 질문·평가 항목·교육 과정 어디에도 연결하지 않으면, 그 모델은 인사팀 공유 폴더에만 남습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맥클렐런드(David McClelland)의 1973년 논문 「지능이 아니라 역량을 측정하라」가 출발점입니다. 지능·학력보다 고성과자의 '역량'이 성과를 잘 예측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밸브를 만드는 A사는 임직원 340명, 연매출 1,100억 규모입니다. 3년 사이 영업인력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렸지만 신규 입사자가 첫 수주를 따기까지 평균 11개월이 걸렸습니다. 매년 영업 스킬 과정을 돌렸는데도 돌아오는 반응은 '배운 건 있는데 우리 현장은 다르다'였습니다.
- HRD팀장이 최근 2년 수주 상위 5명과 평균 그룹 5명을 각 90분씩 따로 만났습니다. 질문은 '가장 힘들었던 수주 한 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달라' 하나였습니다.
- 차이는 화술이 아니었습니다. 상위 5명은 첫 방문 전에 구매·설계·생산 담당자를 각각 확인했고, 한 명은 '설계팀이 반대하면 견적은 종이쪼가리'라고 말했습니다.
- 교육팀은 초안에 있던 17개 역량을 9개로 줄이고, '다자 이해관계 매핑'의 2단계 지표를 '방문 전 의사결정 관여자 3인 이상을 확인하고 각자의 이해관계를 기록한다'로 적었습니다.
- 영업본부장이 주간 파이프라인 회의 양식에 이 항목을 넣었습니다. 교육도 8시간 스킬 특강 대신, 담당자가 진행 중인 딜 2건을 들고 와 매핑을 점검하는 4주 코칭으로 바꿨습니다.
- 1년 뒤 신규 입사자의 첫 수주까지 기간이 평균 11개월에서 7개월로 줄었고, 3천만 원 이상 견적의 수주 전환율은 18%에서 26%로 올랐습니다. 경력 채용 면접 질문도 이 9개 역량 기준으로 전면 교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