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P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STP이란?
- Segmentation-Targeting-Positioning 3단계
- 시장 나누기→고를 집단→자리잡기
- 마케팅 전략의 기본 뼈대
STP를 제대로 돌리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영업 리스트와 제안서 표지입니다. 그전까지는 들어온 문의를 순서대로 받고 산업이 달라도 같은 템플릿에 로고만 바꿔 넣었다면, STP 이후에는 이번 분기에 누구를 만나지 않을지가 먼저 정해집니다. 즉 STP의 산출물은 그럴듯한 시장 지도가 아니라 영업팀의 방문 우선순위와 제안서 첫 장의 문구입니다. 여기까지 내려오지 않으면 워크숍 전지(全紙)로만 남습니다.
B2B 세분화는 변수 자체가 소비재와 다릅니다. 산업분류·기업 규모·지역 같은 거시 변수로 1차로 자르고, 구매 결정이 현업 주도인지 구매팀 주도인지, 도입 성숙도가 어느 단계인지, 풀려는 과제가 무엇인지 같은 미시 변수로 2차로 자릅니다. 다만 나눴다고 다 세그먼트는 아닙니다. 크기를 셀 수 있고, 닿을 경로가 있고, 우리 제안에 다르게 반응해야 성립합니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건 시장 구분이 아니라 담당자의 분류 취향입니다.
타겟팅은 전 시장을 하나로 보는 비차별화, 여러 세그먼트에 각각 다른 제안을 붙이는 차별화, 한 곳에 자원을 몰아넣는 집중화로 갈립니다. 인원 50명 안팎 회사가 실제로 감당하는 범위는 대개 집중화, 넓어야 세그먼트 2~3개의 차별화입니다. 세그먼트·ICP·페르소나를 섞어 쓰는 일도 잦은데, 세그먼트는 나눠놓은 덩어리, ICP는 그중 우리가 가장 잘 이기는 기업의 조건, 페르소나는 그 안에서 결재선에 앉은 사람입니다. 포지셔닝은 슬로건이 아니라 경쟁사는 못 하는 말이므로, 경쟁사 제안서에 그대로 옮겨도 어색하지 않다면 아직 포지션이 없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타겟을 좁히면 매출이 준다'는 공포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배제하지 않는 '중견 이상 전 산업' 같은 타겟이 나오고, 제안서는 다시 범용 템플릿으로 돌아가며, 결국 산업별 용어 하나 못 맞춰 수주율이 내려앉습니다. 좁히는 것은 파는 대상이 아니라 먼저 말 거는 순서입니다. 타겟 밖 문의를 거절하라는 뜻이 아니라, 광고비와 콘텐츠와 영업 시간을 타겟에 붙이라는 뜻입니다. 또 하나는 포지셔닝을 한 번 정하고 3년을 쓰는 경우인데, 경쟁사가 같은 문구를 따라 쓰는 순간 그 자리는 없어지므로 연 1회는 경쟁사 제안서와 나란히 놓고 다시 봐야 합니다.
시장 세분화 개념은 웬델 스미스(Wendell Smith)가 1956년 논문에서 제시했고, 이후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가 세분화-타겟팅-포지셔닝을 STP로 묶어 마케팅 전략의 표준 틀로 널리 알렸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48명, 연매출 72억 원인 기업교육 회사 A사는 3년째 매출이 70억 원대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월 평균 22건씩 제안서를 냈지만 수주율은 9%에 그쳤고, 영업 3명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가리지 않고 뛰던 상황이었습니다.
- 영업총괄 이사가 최근 2년 수주 312건을 산업·임직원 규모·교육담당자 유무로 쪼개 보니, 상위 3개 세그먼트가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 마케팅팀장은 '300인 미만 스타트업은 견적만 받고 사라진다'며 수치를 꺼냈습니다. 이 구간 수주율은 6%, 평균 계약단가는 480만 원으로 중견 제조사 3,200만 원의 7분의 1이었습니다.
- 대표는 '타겟을 좁히면 매출이 반토막 난다'며 반대했지만, 6개월만 중견 제조사에 집중하고 분기마다 숫자로 검증하자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 고객사 교육담당자 12명을 인터뷰하자 '야간조 때문에 하루짜리 집합교육을 못 돌린다'는 말이 아홉 번 반복됐고, 여기서 '교대근무 일정에 맞춘 2시간 단위 현장 교육'이라는 포지션이 잡혔습니다.
- 홈페이지 첫 화면과 제안서 표지 문구를 이 한 줄로 바꾸고, 리더십·CS 과정 8개는 카탈로그 뒷장으로 뺐습니다. 영업 3명의 주간 방문 리스트도 중견 제조사 명단으로 교체했습니다.
- 6개월 뒤 월 제안 건수는 22건에서 11건으로 줄었지만 수주율은 9%에서 27%로 올랐고, 평균 계약단가는 1,900만 원에서 3,400만 원, 분기 매출은 1.4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