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Statutory & Contractual Working Hours
법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이란?
- 법정 40시간·8시간, 그 안에서 정한 것이 소정근로시간
- 연장근로는 합의와 법정 한도가 전제
- 대기시간의 근로시간성이 분쟁의 단골
소정근로시간을 몇 시간으로 적어 두느냐는 단순한 문구 선택이 아니라 급여 계산식의 분모를 정하는 일입니다. 통상임금 시급은 월 통상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눠 구하는데, 1일 8시간·주 40시간에 주휴 8시간을 얹으면 (40+8)×365÷7÷12로 월 209시간이라는 익숙한 숫자가 나옵니다. 계약서에 1일 7시간으로 적으면 분모는 183시간대로 내려가고 시급은 올라가며, 연장·야간·휴일 가산액과 연차미사용수당, 퇴직금 평균임금까지 전부 그 숫자를 따라 움직입니다.
둘 사이의 빈칸에서 생기는 것이 이른바 법내 초과근로입니다. 소정근로시간이 1일 7시간인 직원이 1시간을 더 일했다면 8시간까지는 가산 없이 통상시급 100%만 지급하면 되고, 8시간을 넘는 순간부터 50% 가산이 붙습니다. 다만 단시간 근로자는 정반대로, 소정근로시간을 넘기면 하루 8시간에 못 미쳐도 가산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초과 한도도 주 12시간으로 묶여 있습니다. 연차 산정 역시 법정근로시간이 아니라 소정근로일 개근 여부로 따집니다.
경계가 흐려지는 쪽은 대체로 근로시간의 시작과 끝을 어디로 볼 것인가입니다. 유니폼 환복, 조회, 인수인계, 거래처 이동, 회사가 지정한 필수 교육은 지휘·감독이 미쳤다면 근로시간으로 봅니다. 반대로 휴게시간은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돼야 휴게시간이며, 전화를 받으라고 해 두고 자리를 지키게 했다면 장부상 휴게여도 실질은 근로시간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깨지는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포괄임금으로 계약했으니 몇 시간을 시켜도 된다는 오해인데, 포괄임금은 계산 방식일 뿐 주 12시간 한도를 풀어 주지 않습니다. 둘째, 주 52시간을 월평균으로 맞추면 된다고 보는 것인데, 탄력·선택근로제를 정식으로 도입하지 않았다면 판단 단위는 언제나 1주입니다. 셋째, 계약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무표가 다른 경우입니다. 이 상태로 몇 년이 지나면 시급 자체가 틀렸던 셈이 되어 3년치 연장수당과 퇴직금 차액을 한꺼번에 소급 정산하게 됩니다.
근로기준법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근로시간의 기준으로 정하고, 당사자 합의로 1주 1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50조·제53조).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되며, 대기시간의 근로시간성은 지휘·감독 여부로 판단합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경기 남부에서 물류센터 두 곳을 운영하는 A사입니다. 임직원 240명 중 현장직 180명이 주야 2교대로 일하고 연 매출은 약 480억 원입니다. 지난달 퇴사자 한 명이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이라며 노동청에 진정을 넣으면서, 3개월짜리 근로시간 점검이 시작됐습니다.
- 인사팀장이 현장직 계약서 180부를 뽑아 교대표와 맞춰 보니 계약서는 '1일 8시간'인데 실제 근무는 9시간이었습니다. 회의에서 '그럼 우리 시급은 그동안 뭘로 계산한 겁니까'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 노무 담당 과장이 게이트 출입기록과 WMS 작업로그를 12주치 대조했고, 주 평균 46.5시간에 성수기 3개 주에서는 5명이 주 52시간을 넘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입차가 밀릴 때 조장이 '자리 뜨지 말고 대기하라'고 지시한 하루 40~50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고, 최근 6개월분을 1인당 평균 38만 원씩 소급 지급했습니다.
- 오후조 단시간 근로자 32명(주 20시간)이 바쁜 날 2~3시간씩 더 일하고도 시급만 받아온 것이 드러나, 초과분 전액에 50% 가산을 붙여 재정산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소급 지급 2,740만 원과 월 인건비 1.8% 상승을 감수했지만 진정은 합의 취하됐고, 이후 6개월간 주 52시간 초과는 0건, 임금 관련 이의 제기도 분기 7건에서 0건으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