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 · 합의퇴직
Mutually Agreed Resignation
권고사직이란?
- 형식은 합의, 실질은 강요 여부로 판단
- 조건 제시·숙고 시간·합의서 기록이 핵심
- 이직 사유는 지원금과 실업급여에 연결된다
권고사직을 택하는 순간 회사가 준비해야 할 것은 해고 사유가 아니라 합의가 진짜였다는 증거로 바뀝니다. 부당해고 사건에서 노동위원회가 들여다보는 것은 사직서 양식이 아니라 첫 면담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조건을 언제 문서로 건넸는지, 근로자가 며칠을 고민했는지입니다. 그래서 실무의 무게중심이 사유를 만드는 일에서 면담 경위를 남기는 일로 옮겨갑니다. 구두로 매끄럽게 끝난 권고사직일수록, 나중에 다툼이 생기면 회사가 내놓을 자료가 없습니다.
인접한 제도와의 경계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라 긴박한 경영상 필요,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공정한 대상자 선정, 근로자대표와 50일 전 협의를 모두 갖춰야 하고, 희망퇴직은 일정 범위에 조건을 공개한 뒤 신청을 받는 방식입니다. 반면 권고사직은 회사가 특정인을 지목해 개별로 제안한다는 점에서 압박으로 읽힐 여지가 가장 큰 형태입니다. 사직의 의사표시는 회사가 승낙하기 전이라면 철회가 가능하고, 근로자는 해고로 다투려면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고용 관련 지원금 상당수는 감원방지 의무 기간을 두고 있어, 권고사직 한 건 때문에 이미 받은 금액의 반환이 문제 되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사직서의 사유란입니다. 기록을 깔끔하게 남기려고 '일신상의 사유'라고 쓰게 하는 순간, 근로자는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잃고 회사를 상대로 다툴 이유가 생깁니다. 이직확인서에는 실제대로 경영상 필요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적는 것이 맞고,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면 정정과 과태료 문제로 되돌아옵니다. 또 하나는 위로금을 줬으니 끝났다는 생각입니다. 면담에서 '오늘 안에 결정하라', '안 쓰면 징계로 갈 수밖에 없다'는 말이 오갔다면 서명 자체가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다퉈질 수 있고, 부당해고로 판정되면 복직과 해고기간 임금 상당액을 함께 부담합니다. 기준과 판례는 바뀔 수 있으니 중요한 건은 노무 전문가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근로관계는 해고 외에도 당사자의 합의로 종료될 수 있으나, 사직의 의사표시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인지에 따라 실질이 해고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임직원 180명, 연매출 약 420억 원의 식품 제조사 A사는 포장라인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면서 3교대 인력 9명이 남는 상황이 됐습니다. 경영진은 3개월 안에 정리하라고 지시했지만, 전년도에 받은 청년 채용 지원금의 감원방지 기간이 남아 있는 점이 걸렸습니다. (가상 예시)
- 인사팀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원금 감원방지 기간 조회였습니다. 2명분이 4개월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두 사람은 물류팀 결원 자리로 배치전환을 먼저 제안했습니다.
- 나머지 7명에게는 조건을 먼저 문서로, 면담은 그다음이라는 순서를 지켰습니다. 기본급 4개월분 위로금, 잔여 연차 전액 정산, 재취업 교육비 지원을 A4 한 장에 담아 건넸습니다.
- 면담 자리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은 '오늘 답 주실 필요 없습니다, 2주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어섰습니다. 2주 숙고 기간과 면담 요지는 그날 회의록으로 남겼습니다.
- 합의서에는 위로금 액수와 퇴직일, 회사가 제안하고 본인이 수락한 경위, 이의 없음 조항을 적고, 이직확인서 사유를 '경영상 필요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기재한다는 문구까지 넣었습니다.
- 7명 중 5명이 합의 퇴직하고 2명은 물류팀으로 이동해 구제신청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지원금 반환액 0원, 이의 제기 0건으로 3개월 일정 안에 마무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