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콜
Discovery Call
디스커버리 콜이란?
- 초기에 고객 상황·문제·목표 파악
- '말하기'보다 '듣기' 중심
- 이해의 질이 수주율 좌우
디스커버리 콜이 프로세스에 들어오면 영업 담당자가 미팅 전에 준비하는 물건부터 바뀝니다. 회사 소개서와 데모 시나리오 대신 질문 스무 개와 가설 서너 개를 들고 들어가게 됩니다. 그 결과 제안서 초안을 쓰는 시점이 첫 미팅 앞이 아니라 뒤로 밀리고, 견적도 '우리 표준 단가'가 아니라 고객이 말한 문제의 크기에 맞춰 다시 짜입니다. 바뀌는 것은 대화 기술이 아니라 제안이 만들어지는 순서입니다.
실무에서는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보통 두 번에 나눕니다. 1차는 40~50분, 실무 담당자와 현황·문제·영향까지 파고들고, 2차는 결재선에 있는 임원과 예산 집행 시점·경쟁 검토 현황을 확인합니다. 이때 BANT와 SPIN은 쓰임이 다릅니다. BANT는 이 건을 계속 쫓을지 거르는 자격 심사 도구이고, SPIN·MEDDIC은 문제를 깊게 캐는 질문 설계 도구입니다. 둘을 섞어 첫 통화부터 예산부터 묻는 순간 고객은 상담이 아니라 심사를 받았다고 느낍니다.
질문의 질은 답이 숫자로 돌아오는지로 갈립니다. '교육이 잘 안 됩니다'는 정보가 아니고, '작년 신임팀장 32명 중 6개월 안에 11명이 보직을 반납했습니다'는 정보입니다. '왜 하필 지금인가'를 묻지 않으면 니즈는 있는데 1년째 결재가 안 나는 건을 붙들게 됩니다. 현상 유지의 비용을 고객 입으로 말하게 만드는 것이 이 대화의 핵심입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고객이 말한 요구사항을 그대로 받아적는 것입니다. '리더십 교육 2일 과정 견적 주세요'를 그대로 받으면 경쟁사 세 곳과 단가 싸움만 남습니다. 요구사항은 고객이 이미 내린 처방이지 증상이 아닙니다. 반대로 문제를 캐겠다며 40분 내내 캐묻기만 하고 우리가 뭘 하는 회사인지 한마디도 안 하면, 고객은 정보만 주고 끝났다고 느껴 2차 미팅을 잡지 않습니다. 듣기 7, 말하기 3이되 마지막 5분은 반드시 우리 관점을 되돌려주는 데 써야 합니다.
컨설팅·솔루션 영업의 '문제 진단' 접근에서 발전했으며, SPIN 셀링 등 질문 중심 영업 방법론과 함께 정착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850명 규모의 자동차 부품 제조 A사가 신임팀장 교육을 검토했습니다. 최근 2년간 승진한 팀장 32명 중 11명이 1년 안에 보직을 반납했고, 조직문화 진단에서 '상사와의 소통' 항목만 3.2점(5점 만점)으로 전사 최하위였습니다. 교육 예산은 1억 2천만원, 검토 기간은 3개월이었습니다.
- 첫 콜에서 인사팀 김 과장은 '2일짜리 리더십 과정 견적을 달라'고 했지만, 컨설턴트는 견적 대신 보직 반납한 11명이 어떤 사유로 나갔는지 물었습니다.
- 김 과장은 '면담 기록을 보니 9명이 성과 평가 피드백 면담을 부담스러워했다'고 답했고, 여기서 문제가 리더십 일반이 아니라 평가 면담 스킬이라는 가설이 잡혔습니다.
- 2차 콜에 HR실장이 들어와 '작년에도 유명 강사 과정을 했는데 만족도는 4.3점이었고 현업에서 달라진 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만족도가 아니라 면담 실행률을 지표로 쓰자는 합의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 컨설턴트가 '올해 평가 시즌이 11월인데 그전에 못 끝내면 내년으로 밀리는 건이냐'고 묻자, 실장은 9월 임원회의 전에 결재를 받아야 한다고 답해 일정이 두 달 앞당겨졌습니다.
- 제안서는 2일 과정이 아니라 면담 롤플레이 4시간 + 평가 시즌 중 코칭 2회 구조로 바뀌었고, 경쟁 3사 중 단독 선정돼 8,400만원에 계약했습니다. 수정은 단 1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