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Decision Making
의사결정이란?
- 여러 대안 중 최선을 선택
- 완벽한 정보는 없다(제한된 합리성)
- 편향(확증·집단사고) 경계
의사결정을 역량으로 다루기 시작하면 조직에서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평가 기준입니다. 그전까지는 결과가 좋으면 좋은 결정, 나쁘면 나쁜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의 품질은 결과가 아니라 결정 시점의 정보와 논리로 판단해야 합니다. 운이 좋아 살아난 무모한 투자와 근거를 갖추고도 환율이 흔들려 실패한 투자를 같은 자로 재면, 조직은 결정을 잘하는 법이 아니라 책임을 피하는 법을 배웁니다. 결정 근거를 한 장으로 남기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 복기가 사람 탓 대신 판단 구조 점검으로 바뀝니다.
실무에서는 안건을 두 갈래로 나누는 것만으로 속도가 붙습니다.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은 정보가 70%쯤 모였을 때 담당 임원이 단독으로 내리고,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에는 반대 근거를 먼저 듣는 절차를 붙이는 식입니다. 이때 합의와 자문은 구분해야 합니다. 의견은 넓게 듣되 최종 책임자는 한 명이어야 하고, 그 이름이 안건지에 적혀 있어야 합니다. 문제해결과의 경계도 분명합니다. 문제해결이 원인을 끝까지 규명하는 일이라면, 의사결정은 원인을 다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시한 안에 고르는 일입니다.
편향은 마음먹기로 사라지지 않아 장치로 막습니다. 결정 직전에 '이 선택이 1년 뒤 실패했다고 가정하고 이유를 적어보라'고 시키는 사전부검, 안건마다 반대 역할을 한 명 지정하는 레드팀, 자료를 회의 24시간 전에 돌리고 발언은 직급이 낮은 사람부터 시작하는 규칙이 대표적입니다. 윗사람이 먼저 입을 열면 그 방의 결론은 이미 정해진 셈입니다. 다만 이런 장치는 반대한 사람에게 불이익이 없다는 것이 몇 차례 증명된 뒤에야 실제로 작동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자료를 더 모으면 더 나은 결정이 나온다는 믿음입니다. 자료가 늘수록 확신은 커지지만 정확도는 그만큼 오르지 않고, 검토가 길어지는 동안 선택지 자체가 사라집니다. 또 하나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으니 합의됐다고 여기는 착각입니다. 침묵은 동의가 아니라 유보인 경우가 많아, 실행 단계에서 '저는 처음부터 내키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고 일정이 밀립니다. 결과가 나쁠 때 결정한 사람만 문책하는 조직에서는 결국 아무도 먼저 손을 들지 않는 회의만 남습니다.
허버트 사이먼의 '제한된 합리성', 카너먼·트버스키의 판단·편향 연구 등으로 의사결정 과학이 정립됐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는 임직원 320명, 연매출 1,18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입니다. 130억 원짜리 라인 증설 안건이 8개월째 임원회의에 올라왔다 내려가기를 반복했고, 공급업체 교체 같은 작은 건까지 대표 결재를 기다리며 멈춰 섰습니다. 현장에서는 '어차피 또 미뤄진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 경영기획팀장이 최근 1년 임원회의 안건 47건을 되짚어 보니 결론 없이 '다음에 다시 보자'로 끝난 건이 19건, 그중 7건은 세 번 이상 같은 자리에 다시 올라온 안건이었습니다.
- 대표는 안건을 A급과 B급으로 갈랐습니다. 증설·법인 설립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건은 A급, 공급업체 교체나 교육 과정 선정은 B급으로 두고 B급은 정보 70% 수준에서 담당 임원이 단독 결정하도록 위임했습니다.
- 품질본부장은 B급으로 분류된 검사장비 교체를 2주 만에 확정했습니다. 끝까지 반대하던 생산팀장에게 '한 분기 돌려보고 불량률이 안 잡히면 원래 장비로 되돌린다'는 조건을 붙여 합의를 받았습니다.
- A급인 130억 원 증설 건에는 회의 앞에 30분짜리 레드팀 순서를 넣었습니다. 재무팀 과장이 '환율 1,450원 시나리오가 원가 가정에서 통째로 빠졌다'고 짚었고, 대표는 투자 규모를 130억에서 92억으로 줄여 두 단계로 나눠 집행했습니다.
- 6개월 뒤 안건당 평균 결정 소요일은 34일에서 11일로 줄었고, 재상정 안건은 19건에서 4건으로 떨어졌습니다. 위임 후 되돌린 결정이 2건 나왔지만 손실은 각각 3,000만 원 이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