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토밍
Brainstorming
브레인스토밍이란?
- 비판 미루고 양으로 승부하는 발상법
- 4원칙: 비판금지·자유·양·결합
- 브레인라이팅 등 변형으로 보완
브레인스토밍이 회의에서 실제로 바꾸는 것은 참가자의 발상 재능이 아니라 판단이 개입하는 시점입니다. 보통의 회의에서는 누군가 말을 꺼내는 순간 원가·일정·전례라는 검열이 곧바로 따라붙고, 그 반응을 예상한 사람은 아예 입을 열지 않습니다. 발산과 수렴 사이에 시간의 벽을 세우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생각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고, 회의의 성격도 결론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재료를 모으는 자리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진행표에 발산 40분·수렴 20분을 분 단위로 적어두는 것이 원칙을 구호로 외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큽니다.
운영 단위에는 경험적으로 굳어진 기준이 있습니다. 한 조는 5~7명, 한 세션은 60~90분, 발상 질문은 하나로 좁히는 편이 산출량과 집중도 모두에 유리합니다. 인원이 늘수록 한 사람이 말하는 동안 나머지가 자기 아이디어를 잊어버리는 발언 대기 손실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피하려고 6명이 3개씩 5분마다 종이를 돌리는 6-3-5 브레인라이팅, 각자 적은 뒤 순번대로 한 건씩만 공개하는 명목집단법처럼 말보다 글을 먼저 쓰는 방식을 섞습니다. 전문가 의견을 익명으로 여러 차례 회람하는 델파이와는 목적이 다릅니다. 델파이는 합의를 좁히는 쪽, 브레인스토밍은 선택지를 넓히는 쪽에 서 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깨지는 지점은 비판 금지를 회의 전체의 규칙으로 오해하는 것입니다. 발산이 끝난 뒤에도 분위기를 의식해 평가를 미루면 포스트잇 200장이 벽에 붙은 채 세션이 끝나고, 다음 주에는 아무도 그 종이를 다시 보지 않습니다. 비판 금지는 발산 구간에만 적용되는 한시 규칙이고, 수렴 구간에서는 오히려 기준을 들이대 과감히 잘라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임원이 첫 발언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습관인데, 그 한마디가 나오는 순간 이후 아이디어는 대부분 그 문장의 변주로 모입니다. 발산 첫 10분간 상급자는 말 대신 적기만 하게 하는 규칙 하나가 결과물의 폭을 크게 바꿉니다.
미국 광고회사 BBDO의 공동창업자인 알렉스 오스본(Alex F. Osborn)이 사내에서 실천하던 집단 발상 회의를 체계화해, 1953년 저서 『Applied Imagination』을 통해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이름과 4원칙으로 정립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210명, 연매출 340억 원 규모의 생활용품 제조사 A사는 3년째 매출 10억 원을 넘긴 신제품을 내지 못했습니다. 기획회의를 녹취해보니 팀장급 이상 발언이 전체의 78%였고, 사원급은 평균 2분을 말하고 끝냈습니다. 회사는 6주간 주 1회 발상 워크숍을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 신제품기획팀 김 팀장은 첫 세션을 '어떻게 하면 1인 가구가 세제를 3초 만에 쓰게 할까'라는 질문 한 줄로 열고, 60분 중 앞 40분은 어떤 평가도 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 6명씩 3개 조로 나눠 6-3-5 브레인라이팅을 돌렸습니다. 5분마다 종이를 옆으로 넘기는 30분 동안 아이디어 324장이 쌓였고, 사원급 산출량이 팀장급보다 1.4배 많았습니다.
- 진행을 맡은 인사팀 박 과장은 본부장이 '그건 원가가 안 맞는데'라고 끼어들자 '지금은 판단하지 않는 시간'이라며 발언 대신 포스트잇을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
- 수렴 단계에서 324장을 28개 묶음으로 합치고 실행 난이도와 고객 반응 두 축의 매트릭스에 올린 뒤, 1인 3표 점투표로 최종 6건을 남겼습니다.
- 6건 중 2건이 시제품 단계로 넘어가 4개월 뒤 출시됐고, 기획회의 발언 점유율은 팀장급 78%에서 41%로 내려갔으며 회의 시간도 평균 90분에서 55분으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