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카운트 플래닝 · 핵심고객 계획
Account Planning
어카운트 플래닝이란?
- 핵심 고객사별 성장 전략 수립
- 구매센터·기회·위험을 정리
- 기존 대형고객을 키우는 활동
어카운트 플래닝이 실제로 바꾸는 것은 영업을 세는 단위입니다. 건별 수주 관리에서는 이번 분기 견적 세 건이 전부지만, 계정 단위로 보면 그 고객사가 같은 품목에 쓰는 전체 예산 중 우리가 가져온 몫이 얼마인지가 드러납니다. 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던 고객 정보가 조직의 자산으로 바뀌는 것도 큰 변화입니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의사결정 라인, 지난 3년의 거래 이력, 아직 못 뚫은 사업부가 문서로 남아 있으면 인수인계에 드는 시간이 몇 달에서 며칠로 줄어듭니다.
기회 계획(오퍼튜니티 플랜)과는 다릅니다. 기회 계획은 눈앞의 한 건을 어떻게 이길지 다루고 수명이 3~6개월이지만, 어카운트 플랜은 2~3년짜리 성장 시나리오를 다룹니다. 계정도 등급을 나눕니다. 공동 사업을 설계하는 전략 계정, 미거래 부서를 공략하는 성장 계정, 이탈만 막으면 되는 유지 계정에 투입 시간을 다르게 배분합니다. 영업 한 명이 제대로 굴릴 수 있는 전략 계정은 많아야 대여섯 개입니다. 스무 개를 맡기면 스무 개 모두 껍데기 문서가 됩니다.
플랜의 품질은 칸을 다 채웠는지가 아니라 빈칸을 몇 개 알고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고객사 사업부가 다섯 곳인데 두 곳에만 납품 중이라면 나머지 세 곳이 공략 여백이고, 접점이 구매팀 한 명뿐이라면 그 사람이 이직하는 날이 사실상 계약 종료일입니다. 그래서 관계 커버리지(몇 개 부서, 몇 직급과 연결되어 있는가), 품목별 점유율, 이탈 신호를 숫자로 적습니다. 분기에 한 번, 대표나 본부장이 들어오는 90분 리뷰가 없으면 플랜은 작성일 이후 다시 열리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어긋남은 플랜을 실적 보고서처럼 쓰는 것입니다. 지난 분기 매출과 올해 목표만 채우고 '이 고객이 내년에 무엇을 하려 하는가'가 비어 있으면 그건 계정 플랜이 아니라 매출표입니다. 두 번째는 고객에게 한 번도 확인하지 않고 내부 추정만으로 작성하는 경우입니다. 조직도에 적힌 이름은 이미 퇴사했고 예산은 작년 감으로 적혀 있어, 구매 담당이 교체되는 순간 재입찰에서 그대로 밀립니다. 세 번째는 관계 확장을 식사 횟수로 치환하는 것입니다. 만난 사람 수만 늘고 고객의 사업 과제에 대한 대화가 없으면, 단가 인하 요구가 들어왔을 때 버틸 명분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핵심고객관리(Key Account Management) 실무에서 발전한 계획 방법으로, 대형·전략 고객 관리의 핵심으로 정착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자동화 부품을 만드는 A사는 임직원 240명, 연매출 620억 원 규모입니다. 상위 5개 고객사가 매출의 68%를 차지하는데, 그중 최대 거래처인 B사의 구매팀장이 교체된 뒤 1년 만에 물량이 12% 줄고 견적마다 경쟁사 3곳과 단가 싸움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영업본부장이 B사 한 곳만 놓고 6개월짜리 계정 플랜을 다시 짜기로 했습니다.
- 첫 워크숍에서 B사 전담 영업 3명에게 '우리가 납품하는 공장이 어디냐'고 묻자 B사 공장 4곳 중 2곳 이름만 나왔습니다. 나머지 두 곳은 어느 경쟁사가 들어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 접점을 적어보니 구매팀 김 대리 한 명뿐이었습니다. 설비기술팀장과 품질 담당 상무는 3년간 만난 기록이 없어, 6개월 안에 접점을 8명으로 늘리는 것을 플랜의 첫 목표로 걸었습니다.
- B사 공시 자료에서 '2026년까지 라인 자동화율 30%' 계획을 찾아낸 뒤, 영업본부장이 구매팀장에게 '단가 말고 라인 정지 시간으로 얘기해보시죠'라고 제안해 예방정비 패키지 검토 회의를 잡았습니다.
- 분기마다 대표가 들어오는 90분 리뷰를 만들어 플랜 한 장을 갱신했습니다. 두 번째 리뷰에서 '3공장 담당 임원 접촉'이 두 분기 연속 미완으로 남자 해당 과제를 본부장 직속으로 옮겼습니다.
- 9개월 뒤 B사 매출은 전년 대비 34% 늘었고 납품 공장은 2곳에서 4곳, 접점 인원은 3명에서 9명이 되었습니다. 재계약에서 요구받은 단가 인하 폭도 5%에서 2%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