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관리 · 미수금 회수
Accounts Receivable Management
채권 관리란?
- 연령분석과 여신 한도가 기본 도구
- 지연 대응 단계를 미리 정해 감정 개입을 줄인다
- 소멸시효가 있어 방치는 권리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채권 관리가 자리 잡으면 영업의 마감 시점이 옮겨갑니다. 주간 보고에 '계약 체결'로 적히던 칸이 '입금 확인'으로 바뀌고, 담당자 성과표에도 수주액 옆에 회수액이 붙습니다. 매출이 잡히는 날과 돈이 들어오는 날이 다르다는 사실이 회계팀만의 상식에서 조직 전체의 공용어가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독촉 전화를 거는 시점이 담당자의 성격이 아니라 달력에 적히게 됩니다.
관리의 출발은 두 개의 숫자입니다. 하나는 연령분석표이고, 다른 하나는 매출채권회전일수(DSO)입니다. DSO는 매출채권 잔액을 해당 기간 매출로 나눈 뒤 일수를 곱해 구하는데, 결제 조건이 '월말 마감 익월 말 지급'이라면 산술적으로 45~60일 안에 들어와야 정상입니다. 이 숫자가 90일을 넘기면 조건 위반이 이미 관행으로 굳은 상태로 봅니다. 여기에 거래처별 여신 한도를 월평균 거래액 기준으로 걸어두고, 한 거래처가 전체 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별도 보고 대상으로 올립니다. 한도 초과는 거래를 끊는 신호가 아니라 선금이나 담보로 조건을 바꾸라는 신호로 씁니다.
법적 경계를 알면 대응 속도가 달라집니다. 상행위로 생긴 채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5년이지만, 상품 대금이나 공사대금처럼 민법이 3년의 단기 시효를 따로 정해둔 채권도 있습니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시효를 끊어주지 않고, 최고 후 6개월 안에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이어가야 중단 효력이 유지됩니다. 금액이 크지 않다면 지급명령이 비용과 기간 면에서 먼저 검토할 카드입니다. 다만 기산일과 채권의 성격은 계약 형태에 따라 갈리므로 변호사 확인이 필요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독촉하면 거래가 끊긴다'입니다. 실제로는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 사정이 나쁜 거래처일수록 조용한 공급사부터 지급 순번을 뒤로 미룹니다. 또 하나는 지연 사유를 그대로 믿는 것입니다. '검수가 안 끝났다'는 답이 석 달째 반복된다면 자금 문제이거나, 우리 쪽에 검수확인서를 받아둔 기록이 없다는 뜻입니다. 서면 근거 없이 쌓인 채권은 소송으로 가도 금액부터 다투게 되고, 세금계산서는 발행했으니 부가세만 먼저 내고 대금은 못 받은 상태가 몇 분기씩 이어집니다.
외상 거래가 일반화된 상업 관행에서 비롯됐으며, 회계상 매출채권 관리와 신용관리(credit management) 실무로 발전했습니다. 채권의 소멸시효처럼 권리 행사 기간을 정한 제도는 민법과 상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필터를 만드는 A사는 임직원 47명, 연매출 180억 원 규모입니다. 거래처 130여 곳이 대부분 외상 거래인데, 매출채권 잔액이 38억까지 불어나고 90일 초과 미수금만 6억 4천만 원이 됐습니다. 은행 한도를 늘려 급여를 막는 달이 생기자 대표가 영업과 재무를 한자리에 불렀습니다.
- 재무팀장이 거래처 130곳을 30·60·90일로 나눠 표를 붙여보니, 90일 초과 6억 4천만 원 가운데 4억 1천만 원이 상위 5개 거래처에서 나왔습니다. 문제는 넓지 않고 깊었습니다.
- 영업본부장이 그 5개 사를 직접 돌았습니다. 두 곳은 '검수확인서가 아직 안 왔다'는 답이었는데, 우리 출하 담당이 서명을 받아온 기록이 없었습니다. 서류를 다시 받자 2주 만에 1억 2천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 규칙을 날짜로 못 박았습니다. 만기 +7일 담당자 통화, +30일 본부장 명의 공문, +60일 신규 출고 보류, +90일 지급명령 검토입니다. 회수액을 영업 인센티브에 반영하자 '제가 왜 돈 얘기를 하냐'는 말이 사라졌습니다.
- 여신 한도를 월평균 거래액의 2배로 잡아 ERP에 걸었습니다. 한도를 넘으면 수주 등록 화면이 멈추고, 대표 결재를 받아 선금 30% 조건으로만 진행되도록 바꿨습니다.
- 6개월 뒤 DSO는 78일에서 52일로 줄었고, 90일 초과 미수금은 6억 4천만 원에서 1억 8천만 원으로 내려갔습니다. 거래가 끊긴 곳은 상습 지연 2개 사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