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 · 전보와 전적
Personnel Transfer & Assignment
인사발령이란?
- 전보는 인사권이지만 권리남용 판단을 받는다
- 전적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동의 필요
- 필요성·선정기준·협의 기록이 정당성을 만든다
인사발령은 발령장 한 장으로 끝나는 행정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근 시간, 직책수당과 지역수당 같은 임금 구성, 담당 업무 범위와 평가 지표가 한꺼번에 바뀌는 일입니다. 회사는 이를 인사권 행사라 부르지만 당사자에게는 생활의 재배치입니다. 그래서 정당성은 발령의 내용보다 결정에 이른 과정에서 갈립니다. 같은 전보라도 두 달 전에 사정을 듣고 나온 발령과 금요일에 통보해 월요일부터 출근하라는 발령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실무에서는 세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전보는 같은 법인 안에서 직무나 근무지를 바꾸는 것이라 원칙적으로 동의 없이 가능하고, 전출은 고용관계는 원래 회사에 둔 채 지휘명령권만 다른 법인으로 넘기는 것이며, 전적은 근로계약의 당사자 자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전출과 전적은 개별 동의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근로계약서나 채용공고에 근무지나 직종이 특정돼 있다면 전보도 합의 사항이 됩니다. 전적 시에는 계속근로기간 승계 여부, 퇴직금 정산 시점, 연차 잔여일수 이관을 문서로 확정해두어야 하고, 부당한 발령이라고 판단한 근로자는 발령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협의를 형식으로 채우는 경우입니다. 면담을 하긴 했는데 발령이 확정된 뒤의 5분짜리 통보였다면 협의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동의서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도 위험합니다. 입사 때 받아둔 포괄적 전적 동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성과 부진자를 정리할 목적으로 원거리 전보나 대기발령을 쓰는 순간 목적의 부당성이 먼저 문제 됩니다. 전적을 거부한 직원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해 징계해고했다가 전적 자체가 무효로 판단되면 해고까지 무효가 되어 복직과 소급임금이 따라옵니다. 중요한 발령은 사전에 노무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전보 등 인사발령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하되,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하고 신의칙상 협의 절차를 거쳤는지를 종합해 권리남용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 판례 법리입니다. 전적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요합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는 임직원 320명, 연매출 900억 원 규모입니다. 경기 안산 공장을 충북 음성 신공장으로 통합하기로 하면서 생산·품질 인력 78명의 근무지를 4개월 안에 옮겨야 했습니다. 첫 설명회에서 "이건 사실상 나가라는 소리 아니냐"는 항의가 나오면서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넘어갔습니다.
- 인사팀장이 78명 전원의 통근거리 변화를 먼저 계산했더니 편도 40분 이내가 21명, 90분을 넘는 인원이 34명으로 갈렸고 이 표를 노사협의회에 그대로 공개했습니다.
- 노무 담당 과장이 90분 초과 34명을 1인당 40분씩 개별 면담했고, "아이 어린이집이 안산인데 3월 발령은 못 갑니다" 같은 육아·간병 사유가 12건 나왔습니다.
- 대표이사는 통근버스 2대 신설, 이주지원금 1인 800만 원, 6개월 안산 잔류 근무 세 가지를 선택지로 제시하고 개인별 서면 통지문에 선택 기한을 함께 적었습니다.
- 생활상 사정이 확인된 9명은 안산에 남는 A/S센터와 물류 파트로 재배치했고, 면담록·대안 검토 내역·최종 통지문을 개인별 3종 세트로 보관했습니다.
- 그룹 계열사로 옮기는 5명은 전보가 아니라 전적이라는 점을 짚고 계속근로기간 승계와 연차 이관을 명시한 동의서를 다시 받았습니다.
- 결과적으로 78명 중 71명이 이동을 마쳤고 자진 퇴사는 4명,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0건이었으며 이전 후 3개월 자발적 이직률은 5.1%로 전년 동기 9.4%보다 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