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M · 마스터 데이터 관리
Master Data Management
MDM이란?
- 여러 시스템이 공유하는 기준 정보의 정본 관리
- 트랜잭션 데이터와 구분해서 다룬다
- 기술보다 등록·변경 규칙이 핵심
MDM을 손댄 회사에서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회의 풍경입니다. 숫자가 다르게 나올 때마다 "어느 시스템 기준이냐"를 따지던 30분이 사라지고, 논쟁의 대상이 숫자에서 판단으로 옮겨갑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시스템마다 흩어진 레코드를 대표 레코드 하나로 묶고 나머지를 그 아래 연결하는 작업이지만, 조직 입장에서는 어떤 값을 회사의 공식 답으로 인정할지 합의하는 절차를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일의 절반 이상은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회의실에서 진행됩니다.
마스터 데이터는 참조 데이터와 구분해서 다뤄야 합니다. 국가코드·통화코드처럼 외부 표준을 그대로 받아 쓰는 값이 참조 데이터라면, 거래처·제품·직원처럼 우리 회사만 정의할 수 있는 대상이 마스터 데이터입니다. 운영 방식도 한 가지가 아닙니다. 기존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연결 관계만 관리하는 레지스트리형, 정본을 별도 허브에 두고 각 시스템에 내려보내는 허브형, ERP 한 곳을 원본으로 못 박는 중앙집중형이 있는데 중견기업 규모에서는 ERP를 원본으로 삼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성패는 측정 지표를 잡았는지에서 갈립니다. 중복 의심 건수, 사업자번호 같은 필수 항목의 누락률, 신규 등록 요청이 처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 이 세 가지만 월 단위로 봐도 관리가 됩니다. 매칭 규칙은 사업자번호 완전일치를 1순위에 두고, 상호 유사도나 주소가 비슷한 건은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는 2차 후보로 돌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동 통합 비율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면 본사와 지점, 또는 다른 법인을 한 덩어리로 묶는 사고가 납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MDM을 "한 번 대청소하는 일"로 보는 것입니다. 솔루션을 깔고 중복을 정리해도 등록 권한과 표기 규칙을 함께 손보지 않으면, 급한 영업 담당자가 신규 코드를 또 만들어 반년이면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더 위험한 오해는 중복을 삭제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폐업 거래처 코드를 지워버리면 그 코드로 발행한 과거 세금계산서와 전표가 참조를 잃고 결산 금액이 맞지 않습니다. 중복은 삭제가 아니라 대표코드로 연결하고 상태값으로 표시해야 하고, 통합 이력은 되돌릴 수 있게 남겨야 합니다.
기업 내 시스템이 늘어나며 같은 대상이 시스템마다 다르게 등록되는 문제가 커지자, 2000년대에 기준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접근이 정리됐습니다. ERP·CRM 확산과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를 거치며 데이터 거버넌스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임직원 240명, 연매출 1,800억 원 규모의 산업용 부품 유통사 A사의 가상 사례입니다. ERP·CRM·물류시스템에 흩어진 거래처가 합쳐서 3만 1,000건인데 실제 거래 법인은 1만 곳 남짓이라는 의심이 있었고, 월말마다 채권 담당자 두 명이 엑셀로 이틀씩 대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 재무팀장이 "같은 거래처 미수금이 세 군데로 갈라져서 이미 입금한 곳에 독촉장을 또 보냈다"고 경영회의에서 문제를 꺼냈고, 거래처 마스터부터 손보기로 결론이 났습니다.
- IT팀이 세 시스템의 거래처 3만 1,000건을 내려받아 사업자번호 완전일치로 1차 매칭을 돌리자 실제 법인 수가 1만 800곳으로 정리됐고, 남은 중복 의심 2,300건이 검토 대상으로 떨어졌습니다.
- 사업자번호가 비어 있던 4,100건은 영업지원팀 대리 두 명이 3주간 국세청 조회로 채웠고, 끝까지 확인이 안 된 620건은 지우지 않고 '검증대기' 상태로 남겼습니다.
- 통합 과정에서 과거 전표가 깨지지 않도록 구코드를 삭제하지 않고 대표코드에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고, "삭제는 금지, 상태값만 바꾼다"를 팀 규칙으로 못 박았습니다.
- 신규 거래처 등록 권한을 영업지원팀 3명으로 줄이고 사업자번호 없이는 저장 자체가 안 되게 막자, 등록 요청은 평균 4시간 안에 처리되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6개월 뒤 중복 의심 건은 2,300건에서 90건으로 줄었고, 월말 채권 대사에 쓰던 이틀이 반나절로 단축돼 담당자 한 명이 여신 심사 업무로 옮겨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