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X · OPEX와 감가상각
CAPEX, OPEX and Depreciation
CAPEX이란?
- 자산 취득은 CAPEX, 운영 소모는 OPEX
- 감가상각은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
- 같은 금액도 처리 방식에 따라 손익 영향이 다르다
품의서에 어느 계정을 적느냐에 따라 결재 경로부터 달라집니다. 5,000만 원짜리 장비를 사면 투자심의를 거쳐 자본예산에서 집행되지만, 같은 돈을 월 400만 원 이용료로 쓰면 부서 판관비 한도 안에서 처리되는 회사가 많습니다. 결재 난이도와 손익 반영 시점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 때문에, 실무자는 견적을 뽑기 전에 이 지출이 회사에 자산으로 남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구독형 계약이 늘면서 예전에는 장비 구매였던 항목이 통째로 월 비용으로 넘어가는 일도 잦아졌고, 현금은 똑같이 나가도 올해 영업이익에 찍히는 금액은 달라집니다.
자산이냐 비용이냐는 담당자 판단이 아니라 기준으로 갈립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내규로 자산 인식 하한을 두고(건당 100만 원 이상, 사용 기간 1년 초과 식), 내용연수는 서버·PC 4~5년, 비품 5년, 건물 20~40년처럼 정해 둡니다. 이미 쓰던 설비에 추가로 돈을 들일 때도 갈라집니다. 성능이나 수명을 늘리면 자본적 지출로 자산에 더하고, 원상 회복 수준의 수리는 당기 비용입니다. 여기에 리스 회계(K-IFRS 1116)가 적용되면서 사무실이나 차량 임차도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로 올라오기 때문에, 빌리면 무조건 OPEX라는 통념은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자산으로 잡으면 이익이 좋아진다는 계산입니다. 당해 비용을 억지로 자산에 얹으면 그해 영업이익은 늘지만 이듬해부터 감가상각비가 내용연수 내내 따라붙고, 감사에서 지적되면 과거 재무제표를 소급 수정해야 합니다. 반대 방향의 착오도 잦습니다. 클라우드 전환을 'OPEX라서 더 싸다'로 정리하는 경우인데, 사용량이 일정하고 기간이 길면 5년 총액은 구매 쪽이 적게 드는 구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업부 평가를 영업이익으로만 하면 감가상각 부담이 본사에 남는 자산을 끌어 쓰려는 유인까지 생기므로, 투자 심의에는 총소유비용과 5년 손익을 함께 올려야 합니다.
자산과 비용을 구분하는 발생주의 회계 원칙에서 비롯됐으며, 지출의 효익이 여러 기간에 걸쳐 발생하면 자산으로 인식하고 사용 기간에 배분한다는 수익·비용 대응 원칙이 근거입니다.
임직원 320명, 연매출 1,200억 원 규모의 중견 부품 제조사 A사는 7년 된 ERP 서버가 내용연수를 다 채우면서 교체 시점을 맞았습니다. IT팀은 3억 원짜리 신규 서버 구매를, 재경팀은 클라우드 전환을 밀었습니다. 두 안의 결재 라인과 손익 반영 방식이 달라 3주째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상 예시)
- IT팀장이 '5년은 쓸 장비니 자산으로 잡아야 한다'며 서버 3억 원 구매 품의를 올렸지만, CFO가 올해 남은 투자예산이 1억 원뿐이라며 반려했습니다.
- 재경팀 과장이 5년 총액을 다시 계산했습니다. 구매안은 장비 3억 원에 연 2,000만 원 유지보수를 더해 4억 원, 클라우드는 월 450만 원 기준 2.7억 원이라 총액은 구매안이 1.3억 원 더 많았습니다.
- 손익도 나란히 놓았습니다. 구매안은 정액법 감가상각 연 6,000만 원에 유지보수를 더해 연 8,000만 원, 클라우드는 연 5,400만 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연 2,600만 원 차이가 났습니다.
- 생산본부장이 '내년 수주가 빠지면 시스템 사용량도 준다'고 지적해, 재경팀이 공급사와 다시 붙어 사용량 30% 감축 시 요금을 조정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습니다.
- 회계팀 부장이 데이터 이전비 1,800만 원은 자산화 대상이 아니라 당기 비용이라고 정리했고, 세무 대리인 확인까지 받아 품의서 주석에 근거를 달았습니다.
- A사는 클라우드로 결정했고, 첫해 현금 유출이 3억 원에서 7,200만 원으로 줄어 남은 2.2억 원을 미뤄 뒀던 노후 가공설비 교체에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