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 HRM
Human Resource Development · Management
HRD이란?
- HRM은 사람의 확보와 관리
- HRD는 교육·경력·조직개발
- 평가와 육성이 맞물린 선순환
HRM과 HRD를 나눠 보는 순간 달라지는 건 교육담당자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구분이 없을 때는 '올해 어떤 과정을 몇 개 돌릴까'를 묻지만, 구분이 있으면 '평가에서 반복적으로 낮게 나오는 역량이 무엇이고 그게 배치 문제인지 학습 문제인지'를 먼저 묻게 됩니다. 앞의 질문은 교육 캘린더를 만들고, 뒤의 질문은 인사 데이터에 접근할 명분을 만듭니다. 교육 예산을 지키는 담당자와 잘리는 담당자의 차이는 대개 이 질문의 차이에서 갈립니다.
실무에서 HRD는 흔히 세 갈래로 나뉩니다. 개인개발(ID)은 현재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스킬을 다루고, 경력개발(CD)은 다음 직무로 가는 경로와 승계를 다루며, 조직개발(OD)은 제도·관계·일하는 방식처럼 개인을 바꿔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다룹니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개인개발에 예산의 대부분을 쓰고 조직개발은 컨설팅 프로젝트로 외주화합니다. 여기서 경계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훈련(Training)은 HRD의 한 수단일 뿐 동의어가 아니고, 직무 재설계나 평가지표 변경처럼 HRM 제도를 손대야 풀리는 문제를 과정 개설로 덮으면 그건 HRD가 아니라 예산 소진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교육 수요조사'입니다. 부서장에게 필요한 과정을 물어 취합하면 그건 수요가 아니라 희망 목록이고, 평가 결과·이직률·품질 클레임 같은 HRM 데이터와 대조하지 않으면 격차 진단이 아닙니다. 이렇게 짠 교육은 만족도 4.5점이 나와도 현업 지표는 그대로여서, 다음 해 예산 심의에서 '그래서 뭐가 달라졌냐'는 질문에 답을 못 합니다. 반대로 HRM 쪽이 HRD를 승진 요건 채우는 이수 시간으로만 보면, 직원들은 학습이 아니라 출석을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HRD라는 용어는 미국의 성인교육학자 레너드 내들러(Leonard Nadler)가 1969년 학회 발표에서 개념화하고 이후 저서를 통해 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HRD를 행동 변화를 목적으로 설계된 조직화된 학습 경험으로 정의하며, 교육훈련·경력개발·조직개발을 포괄하는 틀을 제시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480명, 연매출 1,900억 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 A사의 사례입니다. 인사팀 5명이 채용·평가·급여와 교육을 모두 맡아왔는데, 3년간 생산기술직 대리~과장급 이직률이 18%까지 올라가고 신규 입사자 1년 내 퇴사가 9명 발생하면서 대표이사가 '교육을 안 해서 나가는 거냐'고 물은 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인재개발 파트를 신설하고 6개월간 정비했습니다.
- 새로 합류한 인재개발파트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과정 개설이 아니라 최근 2년 퇴사자 27명의 면담 기록과 평가 등급을 대조한 것이었습니다. 퇴사자의 70%가 B등급 이상이었고 사유 1순위는 '다음에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였습니다.
- 인사팀장과 협의해 평가 항목 중 3년 연속 전사 평균 미달인 '공정 문제 원인분석'과 '협력사 커뮤니케이션' 두 역량만 추려냈습니다. 나머지 열두 개 항목은 그해 교육 대상에서 뺐고, 부서별 희망 과정 취합은 아예 중단했습니다.
- 생산기술 직군의 경력경로를 설계하면서 공장장이 '우리는 과장 달면 그다음이 없다'고 한 말이 핵심 단서가 됐습니다. 기존 관리직 트랙 외에 기술전문가 트랙을 신설하고 등급별 요건을 문서로 박았습니다.
- 조직개발 이슈는 교육으로 풀지 않았습니다. 신입 9명 조기 퇴사의 원인이 사수 배정 없는 방치였다는 점이 확인되자, 인사팀이 OJT 담당자에게 월 15만 원 수당을 신설하고 3개월 체크인 면담을 제도화했습니다.
- 1년 뒤 생산기술직 이직률은 18%에서 10.4%로 떨어졌고 1년 내 퇴사자는 9명에서 2명으로 줄었습니다. 교육 과정 수는 31개에서 12개로 줄었지만 1인당 교육비는 오히려 41만 원에서 58만 원으로 올랐고, 대표이사가 이듬해 인재개발 예산을 승인할 때 이직률 지표 한 장으로 설명이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