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카운트 기반 영업 · ABS
Account-Based Selling
어카운트 기반 영업이란?
- 소수 핵심 기업을 맞춤 집중 공략
- 기업 내 여러 결정자를 동시에 설득
- 마케팅(ABM)과 짝을 이룸
ABS를 도입하면 영업조직의 숫자판부터 바뀝니다. '이번 달 신규 미팅 40건' 같은 활동량 지표 대신, '목표 기업 12곳 중 구매 관여자를 3명 이상 만난 곳이 몇 곳인가'를 봅니다. 영업 구역도 지역이나 업종이 아니라 이름이 적힌 기업 목록으로 나뉘고, 담당자는 그 목록 밖에서 문의가 들어와도 무리해서 쫓지 않습니다. 무엇을 버릴지 먼저 정하는 결정이 앞에 있고, 집중은 그 결과로 따라옵니다.
실무에서는 보통 세 층으로 나눕니다. 임원까지 붙어 완전 맞춤으로 가는 일대일 전략 어카운트 10~20곳, 업종과 과제가 비슷한 기업을 묶어 자료를 절반쯤 공유하는 일대소수 30~50곳, 그리고 자동화 도구로 돌리는 일대다수입니다. 기존 대형 고객을 관리하는 KAM과도 경계가 다릅니다. KAM은 이미 계약한 고객의 매출을 넓히는 일이고, ABS는 아직 거래가 없는 기업의 문을 여는 단계까지 포함합니다. 대형 거래는 관여자가 6~10명, 검토 기간이 9~18개월에 이르므로 분기 실적이 아니라 관여자 접촉 폭으로 중간 성과를 읽어야 합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목표 기업 목록만 새로 만들고 행동은 예전 그대로인 경우입니다. 100곳을 '핵심 어카운트'라 이름 붙이면 담당자 한 명이 열 곳 넘게 떠안게 되고, 결국 전화 돌리기로 되돌아갑니다. 제안서 표지의 로고만 고객사 것으로 바꿔 놓고 맞춤이라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상대 회사 구매팀은 작년 제안서를 재활용한 흔적을 먼저 알아봅니다. 목표 기업을 분기마다 갈아치우는 것도 위험합니다. 9개월 걸릴 거래를 3개월 만에 성과 없다고 접으면 그동안 쌓은 인맥과 내부 정보는 사라지고, 경쟁사가 그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ABM(어카운트 기반 마케팅)의 영업 측 실행 방식으로, 대형·복잡 거래의 확산과 함께 정립됐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210명, 연매출 380억 원인 산업용 계측장비 제조사 A사의 이야기입니다. 영업 12명이 전시회와 온라인에서 연 400건 넘는 리드를 받아 쫓았지만, 평균 계약 규모는 8천만 원대에 머물렀고 수주율은 6%를 밑돌았습니다. 대형 고객 없이는 내년 성장 목표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었습니다.
- 영업총괄 상무가 3년치 수주 데이터를 뒤져 매출의 70%가 반도체·2차전지 6개 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쫓을 기업을 12곳으로 줄였습니다.
- 12곳마다 영업대표 1명·기술영업 1명·마케터 0.5명을 묶어 팀을 만들고, 설비기술팀 과장부터 품질보증 부장, 구매 차장까지 관여자 8명의 이름과 현안을 A4 한 장에 적었습니다.
- 마케팅 팀장은 12곳 전용 자료를 새로 만들면서 '우리 장비 사양 말고 그 회사 라인 불량률 이야기부터 씁시다'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 월례 회의 지표를 리드 건수에서 어카운트당 실제로 만난 관여자 수로 바꾸자, 6개월 만에 평균 2.1명에서 5.4명으로 늘었습니다.
- 9개월 뒤 12곳 중 5곳에서 본격 검토가 시작됐고 3곳과 총 34억 원을 계약해, 평균 계약 규모는 3.2배로 뛰고 영업 주기는 11개월에서 7개월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