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대응 리더십
Situational Leadership
상황대응 리더십이란?
- 구성원 수준에 맞춰 스타일 조절
- 지시·코칭·지원·위임을 골라 씀
- 하나의 정답 리더십은 없음
상황대응 리더십을 도입하면 리더가 바꿔야 하는 것은 성격이 아니라 진단의 단위입니다. 'A 대리는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A 대리는 이 업무에서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를 봅니다. 같은 사람이 신규 거래처 발굴에서는 손을 잡아줘야 하고, 기존 거래처 관리에서는 보고조차 줄여줘야 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팀원 명단이 아니라 사람×업무 칸으로 쪼갠 표에서 출발합니다.
스타일을 가르는 축은 두 가지입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는 지시행동, 그리고 듣고 격려하고 판단을 넘겨주는 지원행동입니다. 지시가 높고 지원이 낮으면 지시형, 둘 다 높으면 코칭형, 지시는 낮고 지원이 높으면 지원형, 둘 다 낮추면 위임형이 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의욕은 직선으로 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입사 직후에는 역량이 없어도 의욕이 높다가, 일이 보이기 시작하는 3~6개월 차에 '내가 이걸 할 수 있나' 하며 의욕이 가장 깊게 꺼지는 구간이 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더 센 지시가 아니라 지시와 지원을 함께 올리는 코칭형입니다.
비슷해 보이는 개념과의 경계도 분명합니다. 코칭 리더십이 '질문으로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는 한 가지 방식을 갈고닦는 것이라면, 상황대응 리더십에서 코칭은 네 칸 중 한 칸일 뿐입니다. 임파워먼트가 조직 전체에 권한을 내려보내는 제도 설계에 가깝다면, 여기서 위임은 그 사람이 그 업무에서 준비됐을 때만 주는 조건부 권한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진단이 꼬리표로 굳는 일입니다. '그 친구는 원래 지시형 대상'이라는 말이 팀 안에 돌기 시작하면, 6개월 뒤 실력이 붙어도 결재 라인은 그대로 남고 당사자는 성장 기회를 잃습니다. 반대로 위임을 방치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빠서 손을 뗀 것을 '믿고 맡긴다'로 포장하면 사고는 마감 이틀 전에야 드러납니다. 또 하나, 사람마다 방식을 달리 쓰면서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팀은 그것을 편애로 읽습니다. 왜 당신에게는 이 방식을 쓰는지를 본인에게 먼저 설명하는 일이 진단만큼 중요합니다.
폴 허시와 켄 블랜차드(Paul Hersey & Ken Blanchard)가 1969년에 개발한 이론으로, 구성원의 성숙도(준비도)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상황적 접근을 제시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자재를 유통하는 A사(임직원 180명, 연매출 320억 원)의 영업2팀 이야기입니다. 팀원 7명 중 2명이 입사 6개월 미만인데, 최근 석 달간 견적 오류가 월 11건까지 늘고 2년 차 주임 한 명이 면담에서 퇴사를 언급했습니다. 부임 4개월 차 김 팀장은 그때까지 7명 모두에게 같은 주간보고 양식을 요구해 왔습니다.
- 김 팀장은 팀 업무를 신규 발굴·기존 관리·견적 작성 셋으로 쪼갠 뒤 사람이 아니라 업무 칸마다 역량과 의욕을 상중하로 적었고, 같은 대리가 칸마다 다른 등급으로 나왔습니다.
- 입사 4개월 차 이 사원에게는 견적 양식과 할인 승인 한도를 한 장짜리 기준표로 못 박고, "이번 주 3건은 발송 전에 저에게 먼저 보여주세요"라고 기한까지 붙여 말했습니다.
- 실적이 꺾인 2년 차 박 주임이 "제가 이 일에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팀장은 지시를 늘리는 대신 주 1회 30분 동행 방문 뒤 상담 장면을 함께 복기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 7년 차 최 과장에게는 3,000만 원 이하 견적 결재권을 넘기고 주간보고를 월 1회로 줄이면서, "막히면 부르세요, 안 부르면 들여다보지 않겠습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김 팀장은 월례 회의에서 사람마다 관리 방식이 다른 이유를 공개하고, 업무별 숙련도를 3개월마다 다시 본다는 기준을 명시해 편애 논란이 번지기 전에 정리했습니다.
- 6개월 뒤 견적 오류는 월 11건에서 3건으로, 팀장의 주간 보고 검토 시간은 주 6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었고, 퇴사를 말했던 박 주임은 분기 수주 1위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