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
Mentoring
멘토링이란?
- 선배가 후배의 성장을 장기 지원
- 지식뿐 아니라 태도·관계까지
- 코칭보다 '경험 전수' 성격
멘토링을 제대로 돌리면 조직에서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신입이 '이건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나'를 판단하는 속도입니다. 매뉴얼에 없는 결재 관행, 부서 사이의 껄끄러운 지점, 일을 그르쳤을 때 수습하는 순서 같은 것들은 문서로 남지 않고 사람을 통해서만 건너갑니다. 멘토링은 조직의 암묵지에 이름과 연락처를 붙이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효과도 교육 만족도 점수보다 조기 퇴사율과 현장 적응 기간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운영 형태는 보통 네 갈래로 나뉩니다. 1:1 전통형, 선배 한 명이 멘티 3~4명을 묶는 그룹형, 젊은 직원이 임원에게 세대 감각과 디지털 환경을 전하는 리버스 멘토링, 비슷한 연차끼리 짝을 짓는 피어 멘토링입니다. 국내 기업이 많이 쓰는 설계는 기간 6~12개월, 월 1~2회 60~90분, 멘토 한 명당 멘티 2명 이내입니다. 전제 조건이 하나 있는데, 직속 상사는 멘토로 붙이지 않는 것입니다. 평가권을 쥔 사람 앞에서는 약점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접 개념과의 경계도 분명합니다. OJT는 직무 과업의 숙달, 코칭은 목표 달성을 겨냥한 단기 질문, 멘토링은 사람과 경력을 다루는 장기 관계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어긋나는 지점은 '짝만 지어주면 알아서 굴러간다'는 믿음입니다. 멘토에게 시간도 보상도 없이 담당만 얹으면 첫 달 커피 한 잔으로 끝나고, 6개월 뒤 활동보고서 여섯 장을 하루에 몰아 쓰는 일이 벌어집니다. 반대로 관리한다며 면담일지를 매번 인사팀에 제출시키면 멘티는 그 기록이 평가에 반영된다고 여겨 '별문제 없습니다'만 반복합니다. 멘토링 기록은 인사 자료가 아니라 두 사람의 자료여야 합니다. 고민 상담 창구로만 쓰는 것도 위험합니다. 불만 접수처가 되면 멘토가 먼저 지쳐 떨어져 나갑니다. 작은 실무 과제 하나를 함께 붙들게 설계할 때 관계가 오래 버팁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오디세우스가 아들을 맡긴 '멘토르'에서 유래한 말로, 현대 인재 육성 기법으로 발전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수도권에서 2차전지 부품을 만드는 A사는 임직원 420명, 연매출 약 1,100억 원 규모입니다. 생산기술직 신입의 입사 1년 내 퇴사율이 38%까지 오르면서, 한 명을 현장에 세우는 데 들어간 교육비 600만 원이 매년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인사팀은 하반기 6개월 파일럿으로 멘토링을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 인사팀 김 과장이 선배 12명을 면담해 멘토 8명을 추렸고, 직속 팀장은 명단에서 전부 제외했습니다. '평가하는 사람한테 힘들다고 어떻게 말합니까'라는 신입 인터뷰 한마디가 기준이 됐습니다.
- 시작 전 3시간짜리 멘토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생산기술팀 15년차 박 반장은 '내 말 30%, 듣기 70%'라는 원칙을 받아들고 '조언을 참으라니 더 어렵다'며 웃었습니다.
- 만남은 월 2회 60분, 근무시간 안에 잡았습니다. 면담 기록은 인사팀에 내지 않았고, 인사팀에는 만난 날짜만 체크하게 해 대화 내용은 두 사람만 보관했습니다.
- 3개월 차에 멘티 2명이 '대화가 겉돈다'고 해 멘토를 바꿨습니다. 김 과장이 '한 번은 교체 가능하다'고 미리 공지해 둔 덕에 어색함이 중도 이탈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 6개월 뒤 파일럿에 참여한 신입 24명 중 1년 내 퇴사는 3명(12.5%)으로 전년 38%에서 내려갔고, 멘토 8명 중 6명이 다음 기수에 재지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