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브랜딩 · 고용주 브랜드
Employer Branding
채용 브랜딩이란?
- 공고 문구가 아니라 경험의 총합
- EVP는 사실에서 골라 분명히 말한다
- 탈락자 경험도 브랜드의 일부
고용주 브랜드를 손대기 시작하면 인사 담당자의 일이 바뀝니다. 자리가 비면 공고를 올리고 서치펌에 의뢰하던 방식에서, 평소에 우리 회사가 밖에서 어떻게 읽히는지를 관리하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갑니다. 그래서 효과도 지원자 수보다 지원자의 구성에서 먼저 나타납니다. 아무나 많이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못 주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덜 오고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더 옵니다. 채용을 필요할 때 켜는 스위치가 아니라 늘 켜 두는 조명으로 다루는 일에 가깝습니다.
먼저 갈라야 할 것은 인지 문제와 선호 문제입니다. 둘은 숫자에서 갈립니다. 공고 조회수 대비 지원 전환율이 낮으면 우리를 모르는 게 아니라 읽고 나서 마음이 식은 것이고, 조회수 자체가 안 나오면 노출이 문제입니다. 서류 합격자의 면접 불참률, 최종 제안 수락률도 같이 봐야 합니다. 경력직 제안 수락률이 70%를 밑돈다면 홍보가 아니라 면접과 처우 협의 과정을 먼저 뜯어보는 편이 빠릅니다.
고용 가치 제안(EVP)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최소 3년은 지킬 수 있는 약속만 올린다는 기준입니다. 대표가 바뀌거나 실적이 한 해 나빠지면 사라질 복지는 EVP가 아니라 그해의 이벤트입니다. 또 조직문화와 고용주 브랜드는 다릅니다. 문화는 안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고, 브랜드는 그 일이 밖에서 번역된 상입니다. 둘의 간격이 벌어질수록 채용은 쉬워지고 유지는 어려워집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채용 페이지를 새로 만드는 일로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영상 몇 편과 사진을 바꿔 지원자는 늘었는데, 면접에서 야근 이야기가 나오고 입사 후 들은 말과 다르면 그 사람은 6개월 안에 나갑니다. 과장된 약속은 반드시 후기로 되돌아옵니다. 재직자에게 평점을 잘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요청 자체가 다음 후기의 소재가 됩니다. 고칠 게 있으면 고치고, 못 고치는 것은 차라리 공고에 미리 적는 편이 낫습니다.
1990년대 마케팅의 브랜드 개념을 고용 시장에 적용한 employer brand 논의에서 출발했고, 이후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용 가치 제안(EVP)을 중심으로 한 실무 영역으로 발전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방에 본사를 둔 산업용 부품 제조사 A사의 사례입니다. 임직원 240명, 연 매출 900억 원 규모인데 설계·연구 경력직 5명을 뽑겠다고 6개월간 공고를 돌렸지만 최종 입사자는 1명이었습니다. 합격 통보를 한 5명 중 2명만 오케이했고, 나머지는 연봉 협의 단계에서 연락이 끊겼습니다.
- 인사팀장이 최근 2년 입사자 18명과 중도 퇴사자 6명에게 직접 전화를 돌렸더니 "면접 때 무슨 제품을 만드는 회사인지 아무도 설명을 안 해줬다"는 말이 여섯 번 반복됐습니다.
- 대표와 사업부장 3명이 모여 강점 후보 7개를 놓고 두 시간을 다퉜고, 생산본부장이 "야근 없다는 건 우리가 못 지킨다"고 해서 설계 초기부터 양산까지 한 사람이 끝까지 본다와 5년 차 프로젝트 리드, 두 가지만 남겼습니다.
- 지원서 입력 항목을 27개에서 9개로 줄이고, 서류 접수 후 첫 연락까지 평균 11일 걸리던 것을 3일로 당겼습니다. 탈락 통보도 자동 문구 대신 어느 단계에서 아쉬웠는지 두 줄을 적어 보냈습니다.
- 홍보팀 주임이 설계팀 과장과 입사 1년 차 사원을 번갈아 인터뷰해 월 2회씩 올렸고, 공고 첫 문단을 회사 연혁에서 "입사 첫 달에 도면 하나를 통째로 맡깁니다"로 바꿨습니다.
- 6개월 뒤 경력직 월평균 지원자는 6명에서 14명으로, 제안 수락률은 40%에서 78%로 올랐고, 같은 기간 입사자 4명 중 6개월 내 퇴사자는 0명이었습니다.